올 시즌을 앞두고 "남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김효남(29, 삼성 투수)의 역투가 빛났다.
승패가 갈린 뒤 마운드에 오른 그는 주어진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팀이 패하는 바람에 빛을 잃었지만 이름 석 자를 알리는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김효남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0-8로 뒤진 2회 마운드에 올라 5이닝 1실점(5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잘 막았다.

삼성 벤치는 선발 장원삼이 1이닝 8실점(6피안타(1피홈런) 3볼넷)으로 무너진 뒤 김효남을 투입했다. 마운드 소모의 최소화를 위한 등판에 가까웠지만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활약이었다.
직구 최고 142km.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였다. 5회 1점을 허용하긴 했지만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1회 좌중월 스리런을 터트린 최준석을 연속 삼진으로 제압하는 등 배짱 넘치는 투구는 빛났다. 특히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고영민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모습은 단연 으뜸이었다.
경주고와 건국대를 거쳐 2006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김효남은 입단 당시 우완 기대주로 관심을 받았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해까지 49경기에 등판해 1승 2홀드(평균자책점 3.86)를 거둔게 전부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1-9로 무기력하게 무너졌지만 김효남의 호투라는 의외의 소득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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