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문화 적응에 실패한다면 소용없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문화 적응에 실패하는 바람에 조기 퇴출된 사례가 허다하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는 2010년 국내 무대에 입성한 뒤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며 기량을 검증받았다. 또한 웬만한 한국어를 알아듣고 읽을 줄 알 정도로 적응했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기사를 검색하는 건 사도스키의 중요한 일과 가운데 하나가 됐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사도스키를 보면 실력보다는 적응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사도스키는 한국 음식도 잘 먹고 한국어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제는 존댓말도 쓰고 사투리도 알 정도"라고 엄지를 세우기도 했다.

한국 생활 3년째를 맞은 사도스키는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쉐인 유먼(롯데 투수)의 빠른 적응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그는 유먼의 한국어 선생님 역할까지 맡고 있다. 자음, 모음을 합쳐 읽는 법과 정확하게 발음하는 법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한. 사도스키의 한국어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국어 지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국내 무대 적응을 위해서라도 무엇이든 아낌없이 도와준다는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 사도스키의 진심어린 도움 덕분일까. 유먼은 2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유먼은 17일 SK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⅓이닝 6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비자책) 호투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1일 잠실 LG전 이후 2연승 행진. 현재 분위기라면 '15승 좌완' 장원준의 입대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활약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방송 인터뷰에 나선 양승호 롯데 감독은 유먼의 성공 비결에 관한 물음에 "사도스키가 옆에 있는게 큰 것 같다. 한국 문화와 팀컬러에 대해 많이 설명하고 있다. 적응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사도스키에게 공을 돌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사직 사 씨 사도스키', '롯데의 외국인 선수는 유먼과 산체스(김성호의 별명)'라고 할 정도다. 롯데의 든든한 선발 요원이자 외국인 선수의 도우미 역할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사도스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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