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도전' 박찬호, 다시 만나는 LG 타선 관건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18 06: 24

"아무래도 기억 안 할 수 없겠지".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18일 청주구장에서 LG를 상대로 두 번째 선발등판을 갖는다. 한국프로야구 정규경기 데뷔전이었던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팀의 개막 3연패를 끊고 첫 승리를 이끌었던 박찬호는 이제 팀의 시즌 첫 연승이라는 특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관건은 상대가 LG라는 점이다. 박찬호는 지난달 30일 시범경기였던 잠실LG전에서 5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시즌을 앞두고 검증되지 않은 박찬호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커졌다. 하지만 첫 경기 두산전에서의 호투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사실 12일 두산전 박찬호 선발 기용은 한대화 감독의 복안이었다. 만약 두산전이 아니라면 문학 SK전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게 한 감독의 마음에 걸렸다. 한감독은 "SK는 연습경기에서 맞은 팀이기 때문에 박찬호로서도 신경기 쓰였을 것이다. 아무래도 기억 안 할 수 없다. 머리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차라리 처음 상대하는 팀과 붙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지난달 14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2⅔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그런 점에서 LG전은 박찬호에게 쉽지 않은 한판이다. 시범경기에서의 난타는 박찬호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시즌 전 미디어 데이에서도 "시범경기에서 아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혹독한 한 해가 될지 모른다"는 말을 반복할 만큼 LG전 난타는 박찬호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 순서에 따라 박찬호는 LG를 상대로 시즌 2승 사냥에 나서게 됐다.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시범경기 때와는 구위에 차이 있다. (두산전에서) 볼끝에서 힘이 느껴졌다. 제구가 좋고, 볼에 힘이 있어 파울도 많이 나왔다. 변화구 움직임도 좋아 땅볼도 많았다. 시범경기랑은 완전히 달랐다"는 게 한 감독의 말이다. 실제로 이날 박찬호는 아웃카운트 19개 중 11개를 땅볼로 잡았고, 파울도 13개나 이끌어낼 만큼 좋았다. 최고 149km 직구에 볼끝 변화가 많은 투심과 커터가 제대로 통했다.
하지만 이종욱·정수빈·김현수 외에 좌타자가 없었던 두산과 달리 LG에는 좌타자가 즐비하다. 17일 경기에서 LG는 이대형·박용택·이진영·김용의·이병규·오지환 등 선발타자 9명 중 6명이 좌타자였다. 대타-대주자로 나온 서동욱과 양영동도 스위치 히터와 좌타자.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좌타자(0.271) 피안타율이 우타자(0.221)보다 높았다. 시범경기 LG전에서도 좌타자 이대형·이병규·이진영·박용택·서동욱·오지환에게 16타수 6안타 1볼넷으로 고전했다. 좌타자를 얼마나 잘 요리할 수 있을건지가 관건이다.
또 하나는 구위의 유지. 한 감독은 "두산전에서도 원래 100개 정도로 생각했는데 점점 구위가 떨어졌다. 투구수 100개를 넘기면 좋은데 아무래도 투구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두산전에서의 구위라면 운영 능력이 좋으니 잘 던질 것"이라고 믿었다. 과연 박찬호가 두 번째 등판에서 팀의 첫 연승을 이끌 수 있을지 뜨거운 시선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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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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