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역시 우리나라 최고답더라".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6)가 최고의 에이스 윤석민(26, KIA 타이거즈)에게 시즌 첫 피홈런을 안겼다.
박병호는 지난 17일 목동 KIA전에서 팀이 0-1로 뒤진 2회 윤석민의 높은 149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날 14탈삼진 완투승을 기록하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운 윤석민의 시즌 첫 피홈런이자 이날 유일한 실점이었다. 윤석민은 이날 9이닝 3피안타(1홈런) 1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전 경기(15일) 대구 삼성전에서의 프로 첫 만루 홈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7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늦은 시작이었지만 빠른 페이스를 보이며 4번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그러나 팀이 1-2로 패한 탓에 박병호의 목소리에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그는 "아쉽다. 내가 잘 못해도 팀이 이기면 좋다. 반대로 내가 홈런을 쳐도 팀이 지면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2경기 연속 홈런에 대해서는 "아직 감이 왔다기 보다는 윤석민의 실투를 쳤는데 장타가 나오니까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높게 들어온 직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박병호는 "윤석민이 역시 우리나라 최고답더라. 깜짝 놀랐다. 직구 스피드도 높지만 남들의 직구 스피드랑 맞먹으면서도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 다른 선수들에게 없는 걸 가지고 있다. 대단하다"고 에이스와 맞붙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박병호는 마지막으로 "주중 첫 경기부터 팀이 상대 에이스를 만나 부진해 마음이 좋지 않다. 다음부터는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17일 경기 전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박)병호가 7경기 만에 홈런을 쳤으니 조금 느린 시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 맞은 타구가 담장 앞에서 떨어지거나 좋은 수비에 잡혔을 뿐 스윙이 나빴던 건 아니다. 어차피 4번타자인 만큼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기 스윙을 할 수 있다면 기회를 충분히 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팀을 옮긴 뒤 8월부터 두 달 동안 12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던 박병호다. 그는 김 감독의 믿음과 팀의 기대 속에서 조금 느리게 스타트를 끊었지만 거침없는 홈런 행진으로 다시 거포 본능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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