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구장. 삼성 라이온즈 2군과의 대결을 앞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3군 코치 가운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등번호 035의 주인공은 홈런왕 출신 장종훈(44) 전 한화 이글스 코치.
지난 1월부터 소프트뱅크 2, 3군의 타격 코치로 활동하면서 지도자 연수 중인 장 코치는 삼성, NC, 롯데 등 국내 구단 2군과의 원정 경기에 동행했다.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 숙소에서 머무르고 있는데 밥도 잘 나온다. 일본 사람들이 워낙 친절하게 잘 대해줘 어려움이 없다". 장 코치에게 근황을 묻자 재치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본 최고의 IT 기업을 모기업을 둔 덕분에 무선 인터넷 사용에는 어려움이 없다는게 장 코치의 귀띔. 그는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빵빵 터진다. 한화 동료들과도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을 통해 안부를 주고 받는다"면서 "그리고 후쿠오카에서 부산까지 비행기로 40분 거리니까 같은 한국에 있는 느낌"이라고 웃었다.

지난 1982년 첫 발을 내딛은 한국 프로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제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전 세계에 '야구강국'의 이미지를 뚜렷이 각인했다. 그만큼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장 코치는 "국내 구단 이름도 다 알고 있을 만큼 관심이 높다. 일본에서 뛰었던 (이)승엽이(삼성)와 (김)태균이(한화)의 소식을 물어보는 선수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우리도 많이 좋아져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투수들의 수준과 내야진의 움직임, 외야 송구는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장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 3군 전력에 대한 물음에 "아무래도 3군은 약하다. 비교 상대가 마땅치 않지만 국내 2군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무엇보다 장 코치는 일본 선수들의 훈련 자세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선수들에게 한 마디씩 건네면 정말 고마워 한다. 그리고 조언대로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러한 점은 국내 선수들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오가와 히로시 소프트뱅크 3군 감독의 세세한 배려에도 큰 감동을 받았다. 장 코치는 "오가와 감독님이 방송 중계가 예정돼 있다는 걸 알고 1루 베이스 코치로 나갈 수 있도록 해줬다"면서 "내일(19일) 경기가 끝난 뒤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훈련 일정도 조절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9월까지 소프트뱅크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예정인 장 코치는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국내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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