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유먼, 경기 전 '나머지 공부' 받은 사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18 17: 42

"저 둘(박종윤, 유먼)은 일찍 와서 먼저 훈련받고 있어".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를 앞둔 18일 사직구장. 롯데 선수들 가운데 평소보다 빨리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을 받는 선수가 둘 있었으니 내야수 박종윤(30)과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33)이었다. 보통 평일 경기를 앞두고 홈 팀의 훈련은 3시 남짓에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 둘은 한시간 일찍 그라운드에 나와 펑고를 받으며 땀을 흘렸다.
전날 두 선수는 3-2로 이긴 경기에서 여러차례 실수를 저지르며 코칭스태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유먼은 7⅓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엉성한 수비가 걸렸다. 1회 번트수비에서 악송구를 저지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유먼은 3회외 5회 두 차례나 베이스커버가 늦어서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투구 직후 1-2루쪽 땅볼이 나오면 자동으로 베이스커버에 들어가야 하는 게 투수의 임무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잘 안되는 플레이였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투수는 곧바로 1루 베이스커버 들어가는 게 당연한거 아닌가. 메이저리그에선 그런 것도 안 배웠나"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우리나라는 야구 시작하면 바로 배우는 게 그거다. 본인에게 물어보니 '2루수가 잡을 것 같아서 베이스커버가 늦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계원 수비코치는 "1루수 박종윤과 호흡을 맞추는 연습을 했다. 유먼 역시 자신이 안이한 플레이를 했다는 걸 인정하고 훈련을 열심히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종윤은 주루 플레이에서 지적을 받았다. 전날 승부의 분수령이 된 6회, 롯데는 홍성흔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추가하며 3-2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계속되는 1사 만루의 기회. SK의 저력을 생각하면 한 점이라도 더 달아나야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황재균의 타구가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됐고, SK 2루수 정근우가 공을 놓친 순간 3루주자 박종윤이 홈으로 내딛었다. 결과는 정확한 홈 송구에 이은 태그 아웃.
경기에서 이겼기에 망정이지 만약 재역전 당했다면 두고두고 아쉬울만한 장면이었다. 당시 3루주자 박종윤이 아웃되긴 했지만 1루주자 손아섭과 2루주자 강민호 모두 스타트를 끊었다. 인필드플라이 상황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게 이유였다. 양 감독은 "만약 박종윤이 리드를 길게 가져가 공이 떴을 때 3루와 홈 중간쯤 있었으면 충분히 살았다. 거기서 왜 리터치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덕분에 박종윤은 2시부터 가진 엑스트라 훈련에서 유먼과 함께 훈련을 받는것과 동시에 주자로서 행동요령에 대한 정신교육(?)을 받았다.
롯데에겐 여러번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지만 결국 승자는 롯데였다. 양 감독은 "결국 이겼다는게 중요한 것이다. 예전 같으면 경기를 내 줬을텐데 그런 경기를 가져왔다는 것이 롯데가 강해졌다는 증거"라고 기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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