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현우와 유인나가 함께 '처음'의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18일 오후 첫 방송된 tvN ‘인현왕후의 남자’(극본 송재정 김윤주, 연출 김병수) 1, 2회에서는 무명 배우에서 하루 아침에 대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최희진(유인나)과 시간의 틈을 타고 300년을 오가는 조선시대 선비 김붕도(지현우)의 운명 같은 첫 만남을 그렸다.
지현우는 ‘인현왕후의 남자’로 첫 사극 연기에 나섰다. 꽃선비로 분한 그는 새로운 비주얼만큼 낯선 사극톤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뽐냈다. 또 검을 사용하는 고난도 액션 연기에 도전해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유인나는 ‘인현왕후의 남자’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그는 자신의 실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맡은 덕분인지 첫 주연의 부담을 덜어 낸 모습이었다. 최희진과 마찬가지로 배우로 데뷔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던 유인나는 최희진에 대한 애정을 연기로 표현해냈다.
극중 최희진은 캐스팅과 관련해 감독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으려다 하수구에 휴대폰을 빠트렸다. 하지만 그는 고약한 냄새도 참아가며 통화에 성공, “함께하자”는 감독의 합격 통보를 받았다. 주변의 시선은 잊은 채 하수구를 향해 머리를 숙이며 고생 끝에 만난 한 줄기 빛을 대하는 최희진의 자세는 절박하고 순수했다.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타임슬립이라는 구성이 극을 산만하게 만들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었다. 제작진은 화면을 분할해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보여주고 순간 이동을 위한 어설픈 CG 대신 과감히 장면을 생략하는 것으로 매끄럽게 시점을 연결했다.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최희진과 김붕도의 러브라인을 빛나게 해줄 주변 인물들의 임무가 막중하다. 능글맞은 한동민(김진우)이 최희진의 주변을 빙빙 맴돌며 김붕도의 질투를 자극하는데 그칠 것인지 그 안에서 에피소드를 만들며 완소 캐릭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인지 지켜볼 부분이다. 최희진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윤나정(박영린)의 악의가 막무가내처럼 전개되지 않아야 하며 또 윤나정의 심술에 놀아나는, 바보처럼 착한 최희진이 돼서는 안 된다.
등장 인물이 많지 않은 편인 ‘인현왕후의 남자’는 한 회로 극 전체를 아우르는 갈등과 사랑, 우정에 각각 어떤 인물이 연관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최희진, 김붕도 두 캐릭터로 좁혀진 주연 빛내기가 아니라 풍성한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간질거리는 환절기의 감성을 제대로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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