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선발보다 오히려 계투 걱정"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4.19 06: 32

시즌 첫 9경기서 3승 6패로 주춤하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아직 몇 경기 채 치르지 않은 상태고 지난해도 슬로 스타터 입장에서 치고 올라갔기 때문에 굳이 조급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팀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생각만큼 좋은 편이 아니다. '야통'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약화된 계투진으로 인해 미간을 찌푸렸다.
삼성은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서 경기 막판 추격 고삐를 당겼으나 3-4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시즌 전적 3승 6패(7위, 18일 현재)에 그친 동시에 최근 3연패로 주춤했다. 17일 선발 장원삼의 1이닝 8실점 붕괴에 이어 18일 선발 윤성환도 5⅔이닝 11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좌완 에이스 차우찬도 두 경기 연속 난조로 인해 계투진 투입이 확정된 상태. 배영수와 브라이언 고든, 미치 탈보트가 선발로서 호투하며 1승 씩을 거뒀으나 '나선발' 서바이벌 경쟁까지 펼치던 삼성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현재다. 2군에서 페이스 상승을 노리는 정인욱은 18일 일본 소프트뱅크 3군전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류 감독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남겼다.

"살아 날아드는 공의 위력이 아쉽다. 정인욱을 당장 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2군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류 감독의 고민은 후보군이 많은 선발진이 아니라 오히려 계투진을 향해 있다.
"선발은 오히려 낫다. 반면 계투진에서 권오준, 안지만의 페이스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 그 점이 현재 고민거리다". 권오준은 4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 중이며 안지만은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표면적인 평균자책점만 보면 괜찮은 안지만의 구위가 지난해 만큼 뛰어난 편이 아니라는 점은 류 감독의 근심거리다.
지난 시즌 안지만은 47경기 11승 5패 17홀드 평균자책점 2.83으로 맹위를 떨쳤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 특례를 받은 투수들 중 거의 유일하게 제 몫 이상을 펼친 주축 계투다. 47세이브를 올린 지난해 구원왕 오승환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그 속내를 보면 안지만이 묵직한 구위를 갖춘 셋업맨으로 먼저 나서 상대 타선의 기를 꺾어놓은 점도 주목해야 헀다.
모 구단 전력분석원은 안지만의 올 시즌 초반에 대해 "지난 시즌에는 묵직한 볼 끝으로 상대 타선의 기를 죽여놓았다면 올해는 그 힘이 많이 수그러진 감이 크다. 직구 구속은 큰 차이가 없는데 타자가 느끼는 위압감은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진다"라고 밝혔다. 안지만도 이를 알고 있는 만큼 17일 0-9로 크게 밀리던 순간 등판을 자원했다. 점수와 상황에 관계없이 던지며 자기 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좌완 필승계투 권혁은 18일 윤성환의 뒤를 이어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큰, 다소 아쉬운 제구력을 보여줬다. 계투진 맏형 정현욱의 컨디션이 괜찮지만 권오준과 안지만, 권혁이 빠른 시일 내에 제 구위를 확실하게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는 축이 무너져 누군가가 계투 부하를 겪게 될 수 있다. 류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지난 2년 간 삼성 계투진은 이변이 없는 한 5회 이후 리드를 거의 다 승리로 이끄는 맹위를 떨치며 팀의 자랑거리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그러나 '전가의 보도'와 같은 계투진의 페이스가 정상적이지 못하면 결국 이는 투수진의 연쇄적인 체력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통'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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