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1차 월드컵 성과와 숙제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4.19 11: 41

 양궁 월드컵 1차대회를 마친 한국 양궁 대표팀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 양궁 대표팀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양궁 월드컵 1차대회서 여자는 단체전과 개인전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뚜렷한 성과를 거뒀지만 남자는 사상 첫 노메달에 그치며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불안감을 줬다.
오늘 5월 1일부터 열릴 2차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한국 양궁이 1차 월드컵서 얻은 성과와 보완해야 할 숙제를 조명했다.

▲ 여자의 선전
대표 선발전의 좁은 바늘 구멍을 통과해 1차 월드컵에 참가한 여자 대표 선수들은 기보배(광주광역시청) 최현주(창원시청) 이성진(전북도청) 장혜진(LH) 등 4명.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만큼 출중한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아테네 올림픽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한 이성진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기보배를 제외하고는 최근 국제대회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선수들이라 본 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서 난적 인도를 222-212로 가볍게 물리치며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개인전서도 기보배와 최현주가 1, 3위를 차지하며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둔 것.
광저우에서 스타로 발돋움한 기보배는 개인전 결승전서 중국의 팡위팅을 110-107(6-2)로 물리치며 명실공히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임을 자처했고, 무명 최현주도 3, 4위전서 복병 미란다 리크(미국)를 맞아 1~3세트를 내리 따내며 의미있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도 없는 상태다. 세계 여자 양궁계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강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 중국과 인도의 기량이 이미 한국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고, 대만도 기량이 급성장한 것.
게다가 한국 대표팀 선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3년 전 일본으로 귀화를 선택한 일본 국가대표 하야가와 렌(한국명 엄혜련)도 호시탐탐 메달을 노리고 있다.
개인전 동메달의 주인공 최현주는 이번 대회 32강전서 하야가와 렌을 만나 슛오프(동점일 경우 최종 1발을 발사해 높은 점수를 쏜 쪽이 승리, 동점이면 중앙에서 더 가까운 쪽이 승리) 끝에 간신히 16강에 진출한 바 있어 렌은 한국이 경계해야 할 복병으로 떠올랐다.
▲ 남자의 부진
남자 대표팀은 그야말로 전멸이었다. 단체전 준결승전서 미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 뒤 유럽의 강호 우크라이나에 217-221로 패배한 데 이어 개인전서도 임동현(청주시청)만이 8강에 오르는 등 체면을 구기는 저조한 성적표를 남긴 것.
대회를 앞두고 고전을 예상하기는 했다. 여자에 비해 남자 양궁의 세계의 벽이 더욱 높기 때문. 이번 대회서 남자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엄밀히 말하면 상대 선수들의 실력이 나았기 때문이었다. 
장영술 대표팀 총감독도 이에 대해 "상대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며 "세계 양궁계에서 남자의 벽이 여자의 벽보다 높다"며 "라이벌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복병 우크라이나와 멕시코의 기량은 이미 우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 2차 월드컵 과제는?
1차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대표팀은 오는 28일 다시 출국해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터키 안탈리아서 열리는 2차 월드컵 대회에 참가한다.
장영술 총감독은 "결국 중요한 것은 월드컵보다는 올림픽 본선의 성적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개인전 후 단체전을 했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다. 하지만 런던서는 단체전 후 개인전을 펼친다"며 "선수들이 단체전 성적에 따라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개인전 성적까지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단체전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먼저 쏘고, 누가 나중에 쏠지 등의 선수 기용이 중요하다. 올림픽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최적의 조합을 생각해 보겠다"고 선수 기용을 놓고 고심할 것임을 밝혔다.
2차 월드컵에 참가할 대표팀 선수들은 남녀 총 8명이다. 이들 중 국내에서 이뤄졌던 선발전 성적과 1, 2차 월드컵 성적을 50%씩 반영해 최하점을 받은 남녀 각 1명은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다.
첫 번째 전쟁(선발전)과 두 번째 전쟁(1차 월드컵)을 끝마친 대표팀의 화살은 이제 세 번째 전장(2차 월드컵)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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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이성진-장혜진-기보배(위), 오진혁-임동현-김법민-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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