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을 잘 떨어뜨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가 직구로 속도 조절을 했던 것이 첫 회에 먹혀 들어갔지요".
호투를 펼치며 전날(18일) 시즌 첫 승을 거둔 우완 유망주는 '국민 타자'의 위용으로 인해 더욱 집중했다는 이야기를 밝혔다. 두산 베어스의 당당한 우완 선발로 2시즌 째를 보내고 있는 이용찬(23)이 이승엽(36, 삼성 라이온즈)과의 대결을 돌아보았다.
이용찬은 지난 18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선발승 및 시즌 첫 승(1패)을 거뒀다. 최고 구속은 145km로 이용찬의 평소보다 느린 편이었으나 포크볼이 제대로 먹히며 삼성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팀은 4-3 신승을 거두며 삼성을 3연패로 몰아넣고 이틀 연속 승리를 거뒀다.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용찬은 당시 9회 덕아웃에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은 데 대해 묻자 "고등학교 때도 안 그랬고 지난해 첫 승 때도 안 그랬는데 어제(18일)는 유독 긴장하게 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선발로서 시즌 개막부터 스타트를 끊는 만큼 2012시즌 첫 선발승이 더욱 간절했던 모양이다.
뒤이어 이용찬은 '이승엽과의 대결에서는 더욱 집중하는 기색이 보였다'라고 묻자 "우와"라는 탄식과 함께 이승엽과의 세 타석 대결을 반추했다. 18일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승엽은 이용찬과의 대결에서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의 성적을 남겼다.
"더욱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몰리거나 어설프게 공을 떨어뜨리면 선배께 한 방을 허용할 수 있으니까. 특히 1회에는 더욱 긴장되었어요. 그래서 선택했던 전략이 5,6구째까지는 포크볼을 좋은 코스로 떨어뜨린 다음에 마지막 결정구로 직구를 던지는 전략이었는데 스탠딩 삼진으로 이어져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승엽이 56홈런 기록을 세운 2003년 이용찬은 양천중 3학년 유망주였다. 그동안 TV로만 바라보던 '거성'을 직접 상대해 삼진으로 잡아낸 순간은 이용찬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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