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구라는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를 '창녀'에 빗대 표현해 논란을 빚어 자신이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결정했다. 이에 김구라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의 존폐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김구라는 지난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다. 대중이 TV에 나오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더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저는 오늘 이 시간부터, 자신을 돌아보고 자숙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러운 방송 하차로 영향을 받게 될, 같이 프로그램에게 몸담고 있던 동료 연예인들, 그리고 방송사의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하차 의사를 밝혔다.
김구라는 지상파 3사는 물론이고 케이블, 종편까지 총 7개의 프로그램(KBS 2TV '불후의명곡'·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세바퀴'·SBS '붕어빵'·tvN '화성인바이러스', '코리아갓탤런트2'·OBS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jTBC '아이돌 시사회')의 MC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프로그램 내에서 그의 비중이 컸던 만큼 관련 제작진의 시름은 깊어진 상황이다.

그 중 '붕어빵'은 가장 출혈이 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붕어빵'에서 김구라는 아들 동현 군과 2년간 MC 겸 패널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불가피하게 김구라 부자의 하차를 결정했고, 현재 후임 MC 물색을 논의 중이다. 파업으로 11주째 결방된 MBC '무한도전'을 제치며 토요일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 자리에 올랐던 '붕어빵'은 김구라 부자의 하차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붕어빵'의 고정 패널인 조혜련도 이혼에 대한 부담감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토요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왕좌에 오른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찾아온 비극이다.
'붕어빵'과 함께 시름이 깊어진 프로그램은 '라디오스타'다. 지난해 9월 강호동의 연예계 잠정 은퇴로 위기에 빠진 '황금어장'을 살려낸 것은 '라디오스타'다. 그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일인자라고 칭할 수 있는 진행능력과 입담을 과시하며 자칫 폐지될 수 있었던 '황금어장'을 잘 이끌어 나갔다. 그 결과 5분 남짓했던 '라디오스타'의 방송분량은 '황금어장'의 단독 프로그램으로 60분간 전파를 타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구라가 출연하고 있는 한 프로그램 제작진 관계자는 "김구라가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후임 MC를 찾는 것도 급선무"라며 "그러나 현재 예능판에 '김구라 급 MC'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섭외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구라는 총 8개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는 김구라의 모습을 당분간 TV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김구라의 '입담'을 그리워하는 팬들보다 김구라의 '활약'을 그리워하는 제작진의 시름은 당분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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