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의 떨어지는 변화구 공략 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 대신 임재철이 좋은 선구안을 갖추고 있어서 2번 타순에 배치했다".
삼성과의 3연전 중 2경기를 선점한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올해 시범경기까지 포함해 처음으로 상대하는 삼성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29) 공략을 위한 지침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19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2번 타자 우익수로 정수빈(22) 대신 주장 임재철(36)을 배치했다. 지난 2경기서 2번 타자로 나섰던 주전 유격수 손시헌은 7번 타자로 나서게 된다.

정수빈은 올 시즌 9경기서 3할9푼4리 3타점 3도루(18일 현재)를 기록, 상-하위타선을 오가며 두산 공격의 도화선 노릇을 하고 있다. 손시헌도 2번 타자로 나선 지난 2경기서 9타수 5안타 2타점을 올리며 활화산 같은 타격감을 발산했다. 그런데 삼성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는 가장 타격감이 괜찮은 두 명의 타자를 후위배치하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잠시 빼는 결정을 내렸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모험이다.
이는 연습경기, 시범경기까지 포함해 처음으로 맞붙는 탈보트 공략을 위한 것이다. 지난 12일 광주 KIA전서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따낸 탈보트는 140km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의 낙차가 큰 투수로 알려졌다. 2010년 추신수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한 시즌 10승을 거둔 전력까지 갖춰 두산이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투수임에 분명하다.
게다가 두산은 지난 2년 간 선발로 표본이 많지 않은 투수나 신예, 처음 맞대결하는 외국인 투수에게 약한 면모를 비춘 바 있다. 그만큼 김 감독은 그동안 나타났던 타자들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구안이 좋은 베테랑 임재철을 배치했다.
"탈보트의 체인지업 구사력이 대단히 좋더라. 그런데 수빈이가 떨어지는 공에는 약한 편이다. 그래서 대신 공을 잘 골라내는 임재철을 2번 타순에 놓았다. 그리고 우리 타자들이 처음 나오는 투수들에게는 약한 편이었다. 지난번 박찬호(한화) 등판 때처럼 섣부른 공격으로 상대 투구수를 줄여주기보다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타자들이 상대 선발 투수의 진을 빼놓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처음 맞대결하는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선구안 좋은 베테랑을 투입했으나 대신 가장 타격감이 괜찮은 타자가 일단 벤치 대기한다. 김 감독의 모험은 19일 경기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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