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론이지만…".
19일 한화-LG전이 열린 청주구장. 전날 경기에서 두 번째 등판을 가진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6회까지 산발 3안타로 탈삼진 6개 포함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은 박찬호는 그러나 7회 이진영에게 2루타, 정성훈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결국 6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 패전.
투수교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80개 이후 구위가 떨어졌던 박찬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정성훈에게 던진 초구이자 이날 경기 85구째 투심 패스트볼이 높게 형성돼 홈런을 맞고 말았다. 홈런을 맞은 후 정민철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교체는 없었고, 이후 볼넷을 내주며 추가 주자까지 남기고 말았다.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의 교체여부에 대해 "결국은 결과론"이라며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말로 교체 타이밍을 과감하게 가져갈 수 없었던 것에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날 선발 양훈의 조기 강판으로 마일영-김혁민-송신영-바티스타까지 불펜 필승조를 총동원한 한화로서는 1점차 상황에서 잘 던지는 박찬호를 강판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경기까지 2경기 연속으로 박찬호를 무너뜨린 LG 김기태 감독은 "박찬호의 볼이 좋더라. 두산전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공이 좋았다"고 호평했다. 7회 이후 구위가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공 2개 만에 2루타와 홈런을 맞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 말로 평가를 유보했다.
전날 첫 패전의 안 좋은 기운을 떨치기 위해서였을까. 덥수룩하게 턱수염을 길렀던 박찬호는 이날 말끔하게 면도한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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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