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쉽게 질 수가 있을까.
한화가 졌다.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너무 너무 아쉽게 진다는 점에서 아픔이 두.배다. 19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도 그랬다. '에이스' 류현진은 9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연장 10회말 동점 주자는 홈에서 태그아웃돼 경기가 끝났다.
가장 아쉬운 건 에이스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최고로 잘 던졌다. 9회까지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8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그러나 9회 첫타자 정성훈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 맞은 것을 제외하면 크게 흠잡을데 없는 피칭을 펼쳤다. 그런데 타선이 필요할 때 점수를 지원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9회까지 115개. 공을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9회말 장성호의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이 없었다면 시즌 2패째를 당할 뻔했다. 개막 3경기에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17이지만 타선은 그가 마운드에 있는 23이닝 동안 2점밖에 지원하지 못했다. 에이스의 호투에도 이기지 못한 건 너무도 뼈아프다.
결정적인 장면은 연장 10회말에 나왔다. LG 마무리 레다메스 리즈를 상대로 1사 후 연경흠이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다음 최승환의 3루 땅볼 때 대주자 하주석이 2루로 진루했다. 이어 강동우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지는 좌전 안타를 날렸다. 발 빠른 하주석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그때 이미 LG 좌익수 양영동이 공을 잡고 송구를 준비했다. 양영동의 송구는 홈플레이트를 살짝 빗나갔지만, 포수 유강남이 캐치한 뒤 재빨리 슬라이딩하는 하주석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간발의 차이로 태그아웃 판정. 허무하게 홈에서 아웃됐다. 코칭스태프가 심판진에 항의했지만 이미 경기가 끝난 뒤였다.
경기 후 한화 한대화 감독은 "다들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타격 부진이 아쉽다"고 말했다. 결국 타선이 미리 터졌으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터지지 않은 타선에 류현진도 울고 한화도 울었다.
waw@osen.co.kr
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