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발' 롯데 신본기, 탄탄한 기본기로 눈도장 '쾅'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20 10: 40

"꿈을 이뤘지요. 야구 처음 시작할 때부터 사직구장 전광판에 제 이름이 새겨지는 걸 꿈꿨거든요".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 이럴까.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신본기(23)는 최근 야구를 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고된 훈련을 받은 직후에서 "야구가 재미있어 죽겠다"고 한껏 미소를 짓는 게 요즘 신본기다.
18일 경기에선 생애 첫 안타까지 기록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SK 박정배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두 타석만에 나온 첫 안타. 물론 첫 안타가 된 공은 구단을 통해 돌려받았다.

그리고 19일 사직 SK전에서 신본기는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경기 도중 왼쪽 팔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던 2루수 조성환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양승호 감독은 대신 신본기를 2루수 7번 타자로 출전시켰다.
신본기는 1회 2사 만루 첫 타석에서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공교롭게도 이날 선발은 데뷔 첫 선발등판이었던 박종훈. 경기 전 "대학은 오히려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등 기교파 투수가 더 많다. (박종훈이)언더핸드라고 해도 자신있다"고 말했던 신본기는 2스트라이크에 몰렸으나 침착하게 볼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전날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던 신본기는 여기서 데뷔 첫 타점과 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타격 성적은 4타석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더욱 돋보였던 장면은 수비였다. 경기 전 "타격 보다는 수비에서 조성환 선배님의 빈 자리를 채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신본기는 신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특히 경기 초반 3이닝 연속 병살타를 잡아낼 당시 신본기는 매 순간 함께했다. 1회 박정권의 내야 땅볼을 침착하게 4-6-3 병살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는데 힘을 보탰던 신본기는 3회 1사 1루에서 박재상의 까다로운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다시 병살로 연결시켰다. 박정권의 타구는 신본기 앞에서 갑자기 튀어 올랐지만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글러브 위치만 살짝 바꿔 잡아내는 노련한 수비를 선보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신본기는 "박계원 코치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만 했을 뿐"이라며 "박재상 선배님의 타구는 드라이브가 걸려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났다. 그렇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처리하려 했다. 특별히 까다로운 타구는 없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렇지만 양승호 감독은 경기 후 "신본기가 첫 선발 출전에서 잘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캠프 때부터 관심을 집중시켰던 신본기. 시범경기서 잠시 주춤했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한 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롯데 내야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받고있다. 2루 백업요원으로 정훈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본기는 타격 실력은 정훈에 약간 못 미치지만 수비는 더 낫다는 평가다. 시즌 초반 1군무대 연착륙을 알린 신본기의 발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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