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대지만 동시대에 꿈꿀 수 있는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로 '코리안특급' 박찬호(39, 한화)와 '2011 MVP' 윤석민(26, KIA) 두 투수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선동렬 감독은 주말 비 예보 소식에 "팀에 부상자가 너무 많아 하루라도 경기를 덜할수록 유리하다"며 반겼다. 그러면 "만약 비가 와서 일요일(22일)에 나설 윤석민의 등판이 밀리면 이틀 뒤인 24일 선발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목동 넥센전에 나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따낸 윤석민은 나흘 휴식 후 22일 광주 롯데전 등판이 잡혀 있는 상태. 이에 선 감독은 "윤석민이 많은 투구수를 던진 것은 아니지만 완투를 했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쉬게 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앞선 11일 광주 삼성전에도 등판, 8이닝을 소화했던 윤석민이다.
그런데 한화 로테이션이 흥미롭다. 지난 18일 청주 LG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가 24일 광주 KIA전 등판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에 선 감독은 "굳이 맞대결 하는 것을 피할 생각은 없다. 순리대로 갈 것"이라며 "둘이 붙으면 팬들에게는 흥미거리가 될 것이다. 오히려 박찬호가 부담을 가질지 모르겠다"고 웃어보였다.
두 투수는 메이저리그라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박찬호는 빅리그에서만 124승을 거뒀고 이제 사실상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윤석민은 FA 자격을 얻을 경우 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떠오르는 태양인 셈이다.
하지만 둘의 맞대결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조건 2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선 22일 비가 와야 한다. 일기예보상에는 비 소식이 있다. 하지만 비는 내려봐야 안다.
또 하나는 '야왕' 한대화 한화 감독의 마음이다. 한 감독이 윤석민과의 맞대결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흥행면에서 보면 고개를 당연히 끄덕이고 싶다. 그러나 고려할 것이 너무 많다. 19일 현재 2승8패로 최하위 순위라는 점에서 흥행도 좋지만 승리가 더 시급하다. 조금이라도 확실한 승리를 챙길 수 있다면 굳이 박찬호를 마운드에 올려 모험을 걸게 할 필요가 없다.
특히 박찬호를 피한다고 문제될 것이 아니다. 다음날인 24일 류현진도 등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를 피하면 류현진. 선 감독이 본의 아니게 윤석민을 내세워 한화를 압박한 모양새가 됐다.
한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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