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청주, 이상학기자] 최하위 한화가 마운드 재편을 통해 반전을 꾀한다.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2군으로 내려가며 퇴출 수순을 밟기 시작한 가운데 '불펜 에이스' 박정진의 1군 복귀가 임박한 것이다.
한화는 지난 19일 배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대화 감독은 "보시다시피 안 되겠다"는 말로 배스에 대한 미련을 사실상 버렸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해 코칭스태프의 불안감을 키운 배스는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8.59로 불안한 예감을 현실로 만들었다.
시즌 개막 전에는 장염 증세를 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더니 데뷔전이었던 지난 15일 문학 SK전에서 1⅓이닝 7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8실점으로 난타당했다. 18일 청주 LG전에서는 구원으로 등판했지만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했다.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8.60. 피안타율 6할9푼2리에서 나타나듯 140km 안팎의 구위로는 감당해낼 길이 없었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코칭스태프는 이날 밤 곧바로 배스의 1군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선발진에 포함돼 있던 배스가 빠짐에 따라 선발진의 대체 자원이 들어오게 됐다. 한대화 감독은 "비밀병기가 있다. 누구인지는 비밀"이라고 함구했지만 2년차 좌완 유창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유창식은 19일 불펜 피칭 50개를 소화하며 주말 삼성전을 대비하는 인상을 줬다.
유창식은 올 시즌 3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최고 148km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 유창식은 "공이 높게 제구되는 게 많은데 낮게 제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픈데 없이 몸 상태가 좋기 때문에 제구에 신경쓰겠다"고 했다. 유창식이 의외로 선발진에서 자리를 잡아주면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불펜에서는 지난 2년간 절대 존재로 활약한 좌완 박정진의 복귀가 머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미세 염증으로 투구 연습량이 부족했던 박정진은 최근 2군에서 실전 경기에 나서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상동구장에서 롯데 2군과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⅔이닝을 탈삼진 3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 막고 홀드를 올리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빠르면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복귀가 가능하다.
한대화 감독은 "박정진이 들어오면 마운드는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필승조 송신영에 집중되고 있는 부하를 덜 수 있고, 고심하고 있는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고 과감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투와 긴 이닝 소화가 언제든 가능한 쓰임새 많은 박정진이라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타선의 심각한 침묵은 마운드까지 고민의 불길을 번지게 하고 있다. 배스의 1군 제외와 박정진의 복귀 임박이 한화 마운드 더 나아가 팀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