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방망이가 문제, 물고 늘어져야 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0 07: 20

"들이박으며 물고 늘어져야 한다".
한화 한대화 감독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에 날이 갈수록 답답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개막 후 10경기에서 2승8패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에이스 류현진과 불혹의 베테랑 박찬호가 연일 호투하고 있지만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2.9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득점으로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 타선이 가장 큰 문제다. 한대화 감독도 "몽둥이가 문제"라며 터지지 않는 타선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한화는 팀 타율 5위(0.258)에 출루율 3위(0.341)에 올라있지만, 경기당 평균 3점도 안되는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6위에 그치고 있는 장타율(0.338)에 두산-KIA와 함께 가장 적은 3개의 팀 홈런 그리고 가장 많은 12개의 병살타와 리그 7위의 득점권 타율(0.265)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잔루도 74개로 두산(75개) 다음으로 많다. 타격에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지만 좀처럼 타선의 연결이 되지 않아 답답을 키우고 있다.
한 번 막히면 전혀 뚫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영봉패를 2번이나 당했고, 1득점 경기도 4차례나 된다. 10경기 중 무려 6경기가 1득점 이하 경기이니 쉽게 이길리가 만무하다. 투수들이 아무리 용 써도 타선이 터져주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결국 야구는 상대보다 더 많은 점수 내는 팀이 승리하는 스포츠다.
한대화 감독은 "지금은 투수가 아니라 방망이가 문제"라며 "타자들이 처음부터 당황해서 스트라이크와 볼도 구분 못하며 치고 있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투수도 마찬가지지만, 타자도 투수와 싸울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부처에서 쉽게 물러서는 타자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31타수 3안타 타율 9푼5리의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최진행에 대해서도 "스스로 극복해내야 한다. 누가 도와주는 게 아니다. 잘 맞은 타구가 잡히더라도 그런 것까지 극복해야 더 좋은 타자가 될 수가 있다"는 게 한 감독의 지적이다.
결국 지난 18일 경기를 마친 뒤 올시즌 처음으로 전체 미팅을 했다. 한 감독은 "집중력이 너무 떨어진다. 들이박으며 물고 늘어져라"고 주문했지만 이튿날 결과도 1득점으로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9회말 끝내기 역전 주자가 도루를 시도하다 투수의 공에 걸려 아웃됐고, 연장 10회말 동점을 노리던 2루 주자는 홈에서 죽었다. 타석 뿐만 아니라 루상에서도 집중력이 결여돼 있다. 한화는 주루사(9개)·견제사(2개)가 총 11개로 가장 많이 범한 팀이다.
한화는 지난해 이맘때에도 집단 타격 부진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3번 장성호와 4번 김태균이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 둘만으로는 홈런 또는 장타가 아니면 득점을 내기 어렵다. 지난해처럼 2사 이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장성호와 김태균이 있기 때문에 한 번 터지면 폭발력은 배가 될 수 있다. 누구 하나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물꼬를 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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