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LG가 달라졌다. 김기태 신임 감독 체제에서 개막 후 10경기 6승4패. 단순히 보여지는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경기내용이 좋아졌고 그 중심에 탄탄해진 수비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일 청주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2사 2루 강동우의 안타 때 LG는 좌익수 양영동의 총알 같은 홈송구와 포수 유강남의 몸을 내던진 태그로 홈으로 달려오던 2루 주자 하주석을 잡아냈다. 2-1 승리를 지킨 이 장면은 LG의 달라진 수비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지난해 LG는 수비 실책이 많은 팀이었다. 실책이 97개로 롯데(106개) 다음으로 많았는데 결승점으로 연결된 실책이 1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7회 이후 3점차 이내 접전에서 나온 실책만 무려 25개였고 그 중 19개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접전에서 LG가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결국에는 불안한 수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달라졌다. 실책이 6개로 한화(8개)·롯데(7개) 다음으로 KIA·넥센과 함께 3번째로 많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건 3개밖에 되지 않는다. 7회 이후 3점차 이내 접전에서의 실책도 2개있지만 패배로 직결된 건 없다. 전체적으로 수비가 짜임새 있어졌다는 평. 유격수 오지환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수비가 향상됐다.
이진영과 양영동이 외야에서 보살을 하나씩 기록했고, 외야에서 내야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로 잡아낸 아웃카운트도 2개나 된다. 상대를 주루사로 잡은 아웃카운트가 5개인데 그 중에서 2개는 홈을 노리던 주자를 막은 것이었다.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걸 확실한 수비와 연계 플레이로 막아내며 새는 구멍을 최소화했다.
유지현 수비코치는 "감독님께서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이 바로 수비다. 캠프 때부터 여러 상황에 맞춰 연습하고 준비했다. 앞으로 더 나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코치는 오지환을 집중적인 펑고훈련을 통해 수비수로 만들었다. 시즌 중인데도 김기태 감독이 "무슨 캠프 하냐"고 한마디해줄 정도로 오지환의 열의도 대단하다.
김기태 감독은 "캠프 때부터 해왔던 수비에서 우리팀의 힘이 느껴진다"며 "전체적으로 수비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를 잘 지켜나가야 한다. 의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타격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는 수비를 통해 팀을 강하게 다지겠다는 뜻. 달라진 수비에서 달라진 LG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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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