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수 자존심을 건 한 판,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KIA 타이거즈에게 4월은 시련의 계절이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마운드와 타선 모두 정상적인 전력이라고 할 수 없다. 선동렬 감독의 "4월달엔 어떻게든 버틴다. 5할만 해도 만족"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타선에선 주포 김상현과 이범호가 빠졌고, 마운드는 한기주, 손영민, 라미레스, 양현종 등 주축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5승 5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을 맞추고 있는 KIA가 20일 광주로 한창 기세좋은 롯데 자이언츠를 불러 들인다. 롯데는 선두 SK 와이번스와의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고 반 경기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대호가 빠졌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4번 타자 홍성흔이 훌륭히 채우며 여전히 화끈한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KIA는 20일 경기 선발로 우완 외국인투수 앤서니 르루(30)을 예고했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앤서니는 11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선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타선 폭발로 민망한 한국무대 첫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앤서니의 약점은 한 이닝 집중타다. 데뷔전이었던 8일 문학 SK전에선 2회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로 3실점을 하며 결국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또한 14일 LG전에서도 4회까지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5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잇달아 내줘 4실점했다. 경기 초반 대량득점으로 쉽게 갈 수 있었던 KIA는 결국 필승조를 모두 써가며 9-7로 이겼다.
두 차례 등판이었지만 앤서니의 한 이닝 집중타는 자칫 징크스나 약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한창 뜨거운 롯데 타선을 상대로 앤서니가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롯데는 3년차 우완 외국인투수 라이언 사도스키를 선발 예고했다. 지난 2년동안 사도스키에게 4월은 '없는 달'이었다. 2010년 한국무대 첫 해 사도스키는 4월 한 달간 4번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7.29로 크게 부진했었고 지난해엔 부상으로 인해 아예 나오지 못했었다. 이쯤되면 '잔인한 달'로 부를 법하다.
올 시즌엔 캠프에서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4월 부진탈출을 선언했지만 앞선 두 차례 등판 결과는 신통치 않다. 2경기에서 승패없이 9이닝만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00에 머물고 있다. 9이닝동안 볼넷을 6개나 허용할 정도로 제구에 애를 먹고있다. 다만 최근 등판인 14일 사직 두산전에선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긴 했다. KIA 타선을 상대로 사도스키가 반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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