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 위기에 빠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구하다.
JTBC 수목드라마 ‘아내의 자격’(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이 지난 19일 4.045%라는 종편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전국기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마지막 방송은 서래(김희애 분)와 태오(이성재 분)가 함께 살며 부부의 생활을 시작,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며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최종회를 선사했다.
‘아내의 자격’이 종편 마의 시청률 2%를 넘겨 4% 이상을 기록하는 데까지 김희애와 이성재의 애틋한 중년의 로맨스가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시청률 보증수표 김희애의 위력은 대단했다.

아무리 시청률 보증수표라도 할지언정 종편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1%를 겨우 넘는 가운데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만이 2% 이상을 나타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희애가 그러한 의구심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김희애는 실제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아내의 자격’에 완벽하게 빠지게 만들었다. 전작 ‘마이더스’에서 날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김희애는 ‘아내의 자격’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극중 김희애는 자녀를 대치동 입시학원에 넣기 위해 극성인 강남 엄마들 틈에서 자녀 교육문제로 갈등하며 살아가는 가정주부 윤서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아들 한결(임제노 분)의 교육 때문에 잘 나가는 입시학원 원장 지선(이태란 분)의 학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지선이 다니는 유도장까지 등록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강남의 초보 주부 윤서래를 리얼하고 생생하게 표현한 김희애의 연기는 시청자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김희애는 아들 앞에서는 자상하고 좋은 엄마지만 태오와의 만남을 알게 된 남편 한상진(장현성 분)과 시댁식구들이 자신을 벌레취급하고 할 때는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여자로 변했다.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상진 앞에서 면접권 제한 합의서를 찢고 화가 난 상진이 서류를 뒤통수를 향해 집어던지자 서래는 서류를 상진의 머리에 내리쳤다. 또한 시댁 식구들이 따귀를 때리고 물세례를 퍼부어도 전혀 굴하지 않고 당당했다.
불륜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그런 것이 아니라 오로지 여자 윤서래, 엄마 윤서래로 자신을 생각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캐릭터의 미묘한 내면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내의 자격’에서 편안하고 청초하지만 때론 강한 엄마 윤서래로 분해 특유의 섬세한 감성연기로 시청률 보증수표 타이틀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김희애, 그의 다음 변신이 상당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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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