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 왜 그들의 음악에 열광할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4.20 11: 03

[OSEN=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얼마 전 50대 초반의 지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중년의 나이에도 최신 가요를 자주 듣는  분인데, 요즘 버스커버스커의 노래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고 자신의 스마트 폰에 담겨있는 버스커버스커의 정규 1집 앨범 수록 곡들을 차례로 들려주었다. 빅뱅을 비롯한 기성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반기 큰 인기몰이를 해왔고, 인기 걸 그룹들도 서서히 등장하는 시점에서 “슈퍼스타K3” 준우승 팀 버스커버스커가 이런 최강자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이변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놀랄만한 성적을 올리고, 음악 팬들은 왜 그들에게 열광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버스커버스커, 음원 시장을 점령하다 -
버스커버스커 1집의 타이틀 곡 ‘벚꽃 엔딩’은 이번 주중에 발표된 주요 주간 차트의 1위에 등극했다. 주요 음악 사이트의 음원 판매순위를 통합 집계해서 발표하는 “가온 차트”와 “빌보드 K-Pop Hot 100”차트 모두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대표적 음원 판매사이트인 “멜론”에서도 역시 2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슈퍼스타K2” 선배 허각이 ‘언제나’와 ‘Hello’로 빅 히트를 기록한 것과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기록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다수의 앨범 수록 곡이 주간 순위 상위권에 대거 올라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 발표된 “가온 차트” 디지털 부문 10위권 안에 4곡이 “빌보드”차트에서는 3곡이 Top 10안에 랭크 되어, 빅뱅의 “Alive” 앨범에서 모든 수록 곡이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기록을 버스커버스커가 잇고 있는 것이다.

음반 판매량은 더욱 놀랄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현재까지 5만장 넘는 CD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허각과 존박의 음반이 대략 1만5천장~2만장 정도의 판매치를 거두는 것에 비하면 훨씬 월등한 결과를 얻고 있는 것이고, 인기 남녀 아이돌 가수의 음반판매량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실 버스커버스커가 “슈퍼스타K3” 생방송 무대에서 연주 노래했던 ‘동경소녀’•’정류장’•’막걸리나’등의 커버 곡이 당시 음원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켰을 때만하더라도 프로그램의 인기와 2~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3인 멤버들의 준수한 외모가 여러모로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또한 “슈퍼스타K2” 결승무대에서 불렀던 허각의 ‘언제나’가 각종 차트를 휩쓸며 화제를 모은 것에 비해,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결승전에서 선보였던 경합 곡  ‘너와 함께’와 ‘서울 사람들’은 전년도 우승 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중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았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종료와 함께 반짝 인기마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다 –
    더욱이 허각•존박•장재인 등 전년도 “슈퍼스타K”선배 가수들이 빠른 시일 안에 소속 회사를 정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한 것과 다르게 2011년 Top 11는 상당 기간 엠넷에 전속돼 활동을 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사 가수라는 신분이 지상파 방송 출연에 제약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5개월여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버스커버스커의 선전이 놀라울 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에도 버스커버스커는 젊은 여성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인터넷과 문자 투표에서는 1,2위를 거의 유지했지만, 심사위원들의 음악적 평가는 다른 경쟁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리더 장범준의 보컬에 대한 혹평이 많아서 심사위원과 팬들 사이의 견해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난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오디션 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탄생된 “버스커버스커 1집”은 그들에 대한 과소평가와 혹평을 무색하게 할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버스커버스커 음악이 각광받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낱말로 나열해보자.
향수, 아날로그, 어쿠스틱, 복고, 투박함, 추억, 옛사랑, 풋풋함……
  우선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은 신인밴드이기에 세련됨보다는 투박함과 풋풋한 매력이 담겨 있다. ‘벚꽃 엔딩’•’여수밤바다’등의 노래 제목에서는 뭔가 촌스럽지만 신선함이 느껴진다.  또한, 국내 멜로 영화 흥행신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는 옛사랑의 추억을 담고 있는 작품 “건축학개론”에 그들의 노래 ‘골목길 어귀에서’•’첫사랑’•’이상형’이 사용된다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이유는 과거의 예스럽고 복고적인 감성을 이 3인조 밴드가 음악으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이다.
  그리고, 가요의 주류 음악 장르인 일렉트로니카•댄스 위주 음악에서 잠깐 탈출,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어쿠스틱 사운드로 ‘휴식’을 주는 대안적 존재로 바로 버스커버스커가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다양한 계층의 음악 팬들은 물론 가요계 선배 가수들의 그들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것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버스커버스커 만의 ‘음악 향기’로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끝으로 현재의 폭발적 인기가 독이 되지 않고, ‘일시적 신드롬’의 주인공이 아닌 ‘롱런 밴드’ 버스커버스커로 성장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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