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시작된 MBC 노조의 파업이 20일로 어느덧 82일째가 됐다. 이제 10일 후면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촬영장을 떠난 지 꽉 채운 세달 째가 된다.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 ‘황금어장’, ‘놀러와’ 등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 연이어 파행 방송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밖에서 볼 때 드라마는 정상 방송되면서 상대적으로 파업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상 살펴보면 외주제작사가 제작되고 있는 드라마 역시 직격탄은 피했지만 파업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우선 월화드라마 독주체제를 굳건히 한 ‘빛과 그림자’는 후속작의 제작시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14부 연장을 선택했다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64부작으로 늘어나면서 도돌이표 전개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가뜩이나 대본이 늦어지면서 생방송 촬영을 했던 ‘빛과 그림자’는 연장으로 힘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후속작은 이선균 주연의 ‘골든타임’으로 외주제작사 제작이 아닌 MBC 자체제작으로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준비가 더디게 되면서 ‘빛과 그림자’가 연장을 했다는 시선이 설득력을 받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와 종영한 ‘해를 품은 달’ 역시 파업으로 알게 모르게 피해를 봤다. ‘더킹 투하츠’와 ‘해를 품은 달’은 편집이 늘어지거나 툭툭 끊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무리 이 두 드라마가 외주제작이라고 해도 MBC 전문 편집팀이 편집에 가담하는 것이 관례. 하지만 파업으로 편집과 후반작업을 모두 외주제작사가 떠안게 되면서 인력과 시간 부족에 시달렸다.
물론 오는 21일 결방되면 12주째 안방극장에서 실종된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비하면 파업으로 인해 드라마가 받은 타격은 적지만 그래도 ‘드라마 왕국’ MBC에게는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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