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여배우' 고현정이 'MC' 고현정으로의 신고식을 무난하게 치르고 있다.
20일 오후 방송된 SBS 토크쇼 '고쇼(GO Show)' 3회에서는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이 출연한 가운데 고현정이 한층 더 친근해진 모습으로 안방에 성큼 다가왔다.
이날 방송분에서 고현정은 톱 여배우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눈초리에서 빠져나오며 누나와 선배, 옆집 이모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MC 자리를 다져나갔다.

고현정은 빅뱅의 등장에 방청객보다 더 큰 환호를 보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믿기지 않는 듯한 눈으로 빅뱅을 쳐다보는 고현정에게서 한없이 높을 것만 같던 콧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프닝에서 빅뱅 멤버 탑은 현란한 등장 중 고현정의 무릎에 앉는 돌발 행동을 보이고, 이에 '고현정 정수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고현정 정수리'는 앞서 고현정이 웃을 때마다 고개를 숙이는 버릇 때문에 화면 상으로 고현정의 정수리가 단골 등장해 생겨난 별명.

고현정은 빅뱅 멤버들의 입담에 연신 웃다가도 중간 툭툭 내뱉는 쿨한 멘트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빅뱅의 칭찬에 쑥스러워 얼굴을 손에 묻다가도 눈빛만으로 카리스마를 내뿜기도 했다.
특히 고현정은 빅뱅의 다재다능함에 놀라워하며 '팬심'을 내비치다가도, 예술계에 몸담은 선배로서 따뜻한 눈빛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 다채로운 진행의 색깔을 보여줬다. 이러한 고현정의 자세는 게스트 빅뱅을 동생, 동경하는 가수, 20대 청년들로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줬다.
일관된 고정 MC의 모습을 탈피하고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변하는 고현정의 위치는 게스트는 물론, 시청자까지 '고쇼'의 신선함에 빠져들게 했다.
아직 일부 네티즌은 "시종일관 웃기만 하니 게스트 같다", "'고쇼'에 고현정은 어디 있는 것인가" 등의 지적으로 고현정의 존재감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고현정은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로 현장의 유쾌함을 전달한다. 화자를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교감을 나누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에 대다수 시청자는 더욱 '고쇼'에 감정 이입하며 "기대 이상"이라는 합격점을 내놓고 있다.
잔잔한 클래식 속에서 커피를 마시며 우아하게 창 밖을 쳐다보던 고현정. 드라마 속에서 눈썹의 움직임만으로 시청률 대박을 이끌었던 고현정. 이름 세 글자만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대표하던 배우 고현정이 MC 고현정으로 타석에 들어선 지 3회째.
이제 막 땅을 다지고 준비를 마친 '고쇼' 경기장에서 고현정이 언제 '탕'하는 소리와 함께 홈런을 터뜨릴지 관심 어린 눈으로 주시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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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