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선수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 이용훈(35,롯데 자이언츠)이 큰 책임감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20일 광주구장에서 펼쳐진 경기는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롯데의 11-7 승리로 끝났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KIA전 9연승 기록을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1462일 만에 단독 선두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탈환에 성공했으니 이제는 수성이다. 롯데는 21일 선발로 우완 이용훈(35)을 예고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훈련에 임했던 이용훈은 김수완과의 경쟁끝에 일단 5선발로 낙점된 상황이다. 8일 한화전에서 2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무려 3년만에 1군 승리투수가 됐던 이용훈은 15일 사직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7⅓이닝 6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이용훈의 시즌 출발은 좋다. 일단 5선발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고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 여기서 KIA와의 일전은 선두 수성을 노리는 팀과 선발진 안착을 꿈꾸는 이용훈 자신에게 모두 중요한 경기다. 만약 이용훈이 KIA전까지 5이닝 이상 소화해 준다면 선발 로테이션에 완전히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맞서는 KIA는 롯데전 연패 탈출의 선봉장으로 우완 김진우(29)를 예고했다. 김진우는 지난 15일 잠실 LG전에서 무려 1745일 만에 선발로 등판,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를 펼쳤다. 완급 조절을 위해 구속을 낮춰 140km대 초반에 형성됐지만 주무기인 커브의 각도는 여전했다.
시즌 초반 KIA는 선발진 붕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아있는 선발 가운데 제 몫을 해 주는 투수는 윤석민과 서재응 정도 뿐이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최근 김진우의 선발 로테이션을 공식화했다. 문제는 긴 공백기에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체력 문제다. 불펜 싸움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전날 투수들을 모두 소진한 두 팀이기에 승부의 향방을 쉽게 점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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