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김태균, "무홈런보다 지는 게 더 스트레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1 10: 55

"왜 고민이 없겠나. 맨날 지니까 그게 고민이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은 시즌 초반이지만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11경기에서 42타수 20안타 타율 4할7푼6리로 리그 전체 1위. 2안타 이상 멀티히트만 7경기나 될 정도로 타격감이 살아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으니 바로 터지지 않는 홈런포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11경기에서 홈런이 없다.
하지만 홈런에 대해 김태균은 초연해지려 한다. 그는 "홈런은 하나 나오기 시작하면 계속 나오게 될 것이다. 억지로 홈런 치려고 하면 안 된다. 앞으로 시즌이 많이 남아있는데 20~30개를 못 치겠는가. 지금까지는 홈런 페이스가 늦지만 조금씩 맞아 나가다보면 타구에도 점점 힘이 실리고 공도 뜨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실 지난 18~19일 청주 LG전에서는 의식적으로 홈런을 노렸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홈런을 하나 치는 모습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19일 LG전) 그날에도 (장)성호형 다음에 홈런쳤다면 경기가 끝났을텐데…"라며 아쉬워했지만 이내 "억지로 홈런을 치려고 하니 더 안 되더라. 지금 포인트가 뒤에 있는데 의식적으로 앞에 두지는 않을 것이다. 타이밍이 맞으면 될 것"이라 털어놓았다.
홈런보다 더 큰 고민은 벌써 3번째 3연패를 당하며 2승9패로 최하위까지 떨어진 팀 성적이다. 김태균은 "왜 고민이 없겠나. 맨날 지니까 고민이다. 팀이 이기려면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런을 의식하게 된 것도, 결국 팀을 살리고자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LG 4번타자 정성훈이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모습에 자극도 받았다고.
김태균은 "지금은 홈런이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팀이 홈런을 필요로 하지만 꼭 홈런이 아니라도 도움이 될 방법은 있다. 홈런을 의식해서 욕심을 내고 스윙이 커지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면 좋겠다. 내가 잘해도 팀이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승리에 목말라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김태균이 '홈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종두 수석코치와 강석천 타격코치 모두 "지금 홈런이 안 나온다고 신경쓰지 말라. 한 번 나오면 계속 나올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대화 감독도 "이렇게 잘 쳐주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홈런은 때가 되면 나온다"며 김태균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드러냈다.
홈런 갈증보다 승리 갈증이 더 큰 김태균. 그는 "4번타자 자리가 어렵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개인기록보다는 팀 성적이 훨씬 중요하다. 지금 성적 갖고 만족할 수 없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태균의 고군분투는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의 '마지막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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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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