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 에이스' 박정진(36)이 마침내 1군에 복귀했다.
지난 20일 청주 삼성전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한 박정진은 21일에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한대화 감독은 "박정진이 들어오면 마운드 운용이 나아질 것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쓸 것"이라고 공언했다. 타선의 침묵과 허술한 수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이지만 무조건 믿을 수 있는 투수의 가세는 아주 큰 힘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종료 일주일 전 왼쪽 어깨 미세 염증과 먼저 귀국한 박정진은 이후 재활군에 편성돼 컨디션 회복에 전념했다. 이달초 피칭을 시작했고, 2군에서 실전경기를 거친 뒤 1군에 합류했다. 지난 19일 롯데 2군과 퓨처스경기에서 1⅔이닝을 탈삼진 3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막아내 1군 복귀가 결정됐다.

박정진은 "이제 아픈데 없다. 몸 상태는 좋다"고 자신한 뒤 "원래 우리팀이 4~5월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 지금 뜻대로 안 되고 있지만 이럴때일수록 의기소침하지 않아야 한다. 고참으로서 팀이 무너지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나부터 노력할 것이다.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정진은 지난 2년간 한화 불펜을 거의 홀로 떠받친 절대적인 존재였다. 2010년 56경기 3승4패10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활약했고 지난해에도 64경기 7승6패7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24로 위력을 떨쳤다. 마운드 활약 뿐만 아니라 투수조장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어린 후배들을 보듬고 이끌어준 정신적 지주였다.
박정진은 "아직 시즌 초반이고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다"며 "언제든지 내 역할을 하겠다.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정진이가 작년과 재작년처럼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정진이가 있어야 (송)신영이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정진이가 있어 든든하다"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민철 코치가 시즌 전부터 강조한 건 박정진-송신영의 동시 활용이었다. 송신영은 올해 피안타율을 보면 우타자(0.222)보다 좌타자(0.500)가 훨씬 더 높다. 지난해에도 우타자(0.222)보다는 좌타자(0.303)가 안 좋았다. 반면 박정진의 지난해 피안타율은 우타자(0.233)에게도 좋았지만 좌타자(0.219)에게는 더 좋았다. 함께 있을 때 활용도를 높이고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즌 초반 한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박정진의 가세로 당장 팀이 달라질 건 아니다. 하지만 박정진이 갖고 있는 존재감과 활용도는 개막 11경기에서 한화가 갖지 못한 굉장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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