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 연애도 등급별" 스펙 중심 사회를 노래한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4.26 08: 36

취업도, 연애도 스펙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세태를 다룬 노래가 나란히 등장해 눈길을 끈다.
군 제대 후 3년만에 컴백한 배치기는 신곡 '두 마리'에서 스펙 경쟁에 뒤처진 자신들을 짐승에 비유하고 있으며, 4인조 걸그룹으로 돌아온 써니힐은 신곡 '백마는 오고 있는가'에서 연애 상대도 등급을 매기며 백마 탄 왕자와 공주만 기다리는 남녀를 직설적으로 꼬집고 있다.
배치기는 '두 마리'에서 '스펙, 절대 뒤처지지 않게 패스. 나도 어서 빨리 갈게, 남들처럼 산다곤 살았는데 왜 난 이 모양인가 싶네. 고분고분 등록금을 꼬박꼬박 냈더니, 졸업장은 잿더미 빚더미 증서'라고 노래한다.

또 '쌓인 자격지심 덕에 동창회도 못 나가, 왜, 고등학교 때 사전까지 씹어먹던 범생이가 나의 첫사랑을 끼고 나타났으니 짜증이 날만도 해, 뽑히게 도와주소서, 주문을 건 자소서는 내가 지은 3류 소설, 이 넓은 땅덩이 수많은 빌딩에 내 몸 하나 발 붙일 곳이 없어'라고 자조한다.
배치기는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하는데 요즘 사는 게 동물 사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다소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음악이다. 88만원 세대들의 이야기와 고충도 담겨있다. 우리의 인생을 담아낸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써니힐은 연애 풍토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이들은 '백마는 오고 있는가'에서 '얼굴부터 따지지 말고, 학벌 묻지도 말고, 몸매 훑지 좀 말고, 차가 뭐가 있거나 말건, 어디 살거나 말건, 아빤 뭐하건 말건 거래처럼 치밀한 사랑, 아우 참 별로다. 선택받지 못해서 혼자 밥을 먹는 너'라고 노래한다.
가사는 '비교분석 하지 좀 말고 무슨 소도 아니고 등급 매기지 말고 (중략) 왜 스펙 갖고 짝을 지으려 해, 차라리 로또를 해, 다들 뭐 해, 왜이리 다 사람 갖고 재태크를 해, 다들 은행일을 해'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가사는 인기 작사가 김이나의 작품으로, 멤버들은 가사를 받자마자 '이거다!'라고 외쳤다. 써니힐은 "사실 우리 주위에도 이성의 배경만 따지면서 시집-장가 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 풍토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 신곡을 부르면서 속이 참 시원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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