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아버지’ 프록터, “셋째 쿠퍼, 포수 꿈 꾸나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4.22 07: 26

가장이 야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가족이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아이들도 아버지를 보면서 더 큰 꿈을 키운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마무리 스캇 프록터(35)가 밝게 웃으며 잠실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자녀들에 대한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 필승 계투라는 화려한 이력을 지닌 프록터는 올 시즌 3경기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21일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투구 내용은 아직 불안한 편이지만 팀에서는 경험이 많은 투수인 만큼 더 좋아질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프록터는 “나와 니퍼트도 엄연한 선수단 일원인 만큼 규율을 어긴다면 벌금을 내겠다. 우리도 동료들과 함께 하나다”라며 야구 외적인 면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프록터는 아직 갓난아기와 다름없는 넷째 체이스(1)를 제외한 세 명의 자녀와 잠실구장을 찾아 점심을 함께하는 등 망중한의 시간을 보냈다. 첫째 아들 캠든(7)과 딸 메리(6), 둘째 아들 쿠퍼(4)와 함께한 프록터는 아내가 준비해준 샌드위치를 함께 먹으며 손수 냅킨에 물을 묻혀 물티슈를 만들어주는 등 자상하게 아이들을 챙겼다.

“아들들은 모두 메이저리그 구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볼티모어 홈구장인 캠든 야드가 장남의 이름으로 이어졌고 셋째 쿠퍼는 워싱턴 트리플A 쿠퍼 스타디움에서 이름을 땄다. 넷째는 애리조나 체이스 필드. 그러고 보니 딸만 평범한 이름으로 지었다고 해야하나”.(웃음)
잠시 그라운드를 밟기도 한 프록터와 아이들. 특히 셋째 쿠퍼는 그라운드에서 누나 메리가 던져주는 공을 열심히 받았다. 잠시 덕아웃에도 들른 쿠퍼는 한 포수의 마스크와 헬멧을 써보고는 해맑게 웃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25)의 장비였다.
‘그 장비는 2년 전 신인왕의 보호구다’라고 이야기해주자 쿠퍼는 밝게 웃었다. 프록터도 그에 대해 알고 있다며 “쿠퍼가 물건 보는 눈이 있는 것 같다. 대단한 선수의 장비를 고를 줄이야”라며 쿠퍼가 쓴 헬멧을 똑똑 두드렸다. 쿠퍼는 “괜찮다”라면서 비틀거려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포수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라고 말을 건네자 쿠퍼는 “프로텍터에 45번이 써져있으면 더 좋을 텐데. 이건 25번”이라며 웃었다. 야구선수 아버지를 보며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들이 기특했던지 프록터는 더욱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연신 웃음 짓고 마운드에서의 긴장감을 잠시 접어놓았던 프록터. 강인한 인상의 프록터였으나 자녀들을 지켜보는 그의 눈빛은 ‘딸 바보-아들 바보’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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