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2홈런' 청주구장, 역시 '한국판 쿠어스필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2 07: 30

역시 한국판 쿠어스필드인가.
2012년 4월 프로야구의 특징은 홈런의 감소다. 21일까지 44경기에서 47홈런이 터졌는데 경기당 평균 1.07개로 지난해 평균 1.45개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원래 4월은 투수들의 힘이 좋고, 타자들의 타격감이 오르기 전이지만 지난해 44경기를 치렀을 때에도 경기당 평균 1.20개의 홈런이 터져나왔다. 올해 홈런 감소는 분명 특이사항이다.
그 와중에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한국판 쿠어스필드' 청주구장이다. 올 시즌 6경기가 치러진 청주구장에서는 총 12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경기당 평균 2.00개의 홈런으로 잠실(0.82개)·목동(0.83개)·문학(0.80개)·대구(1.20개)·광주(1.00개)·사직(1.00개)구장의 경기당 평균 홈런 0.92개를 2배 이상으로 능가하는 수치다.

청주구장은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는 100m로 잠실구장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길다. 그러나 정작 중앙 거리가 110m로 가장 짧다. 이 때문에 중앙 펜스와 좌중간-우중간으로 넘어가는 홈런이 많다. 타구가 조금이라도 뜨면 청주구장 관중석에서는 마치 홈런성 타구가 나온 듯한 탄성이 들려온다.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12개의 홈런 중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어간 '청주구장표 홈런'은 2개밖에 없다. 17일 한화 고동진과 20일 삼성 진갑용의 중월 홈런은 비거리 115m로 다른 구장이었다면 펜스 앞에서 뜬공으로 잡힐 타구였다. 잠실구장을 포함해 전국의 모든 구장에서 담장을 넘어갈 홈런은 5개였으며 나머지 5개의 홈런은 잠실구장을 제외한 구장에서 무난하게 넘어가는 홈런이었다.
수치로 나타나는 거리를 떠나 심리적으로 투수들이 느끼는 압박감도 무시할 수 없다. 한화 베테랑 투수 송신영은 "청주구장은 작기 때문에 최대한 낮게 던지는데 신경 쓴다"고 했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구장이 작으면 당연히 투수들에게 불리하다. 볼 배합부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투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했다. 언제나 홈런에 대한 긴장감을 안고 던져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결정적으로 청주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화는 이렇다 할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6경기에서 나온 12개 홈런 중 한화 타자가 친 홈런은 3개이지만, 한화 투수들이 맞은 홈런이 무려 9개나 된다. 올 시즌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 13개를 맞았지는데 그 중 9개가 청주구장에서 허용한 것이다. 원정 5경기에서 피홈런이 4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청주구장 피홈런수는 더욱 두드러진다.
양훈이 가장 많은 4개의 홈런을 맞은 가운데 송창식이 2개, 류현진·박찬호·안승민이 1개씩 맞았다. 홈런 9개로 18실점했다. 그 중에는 10일 두산전 이원석 만루홈런, 18~19일 LG전 정성훈의 7회 역전 투런 홈런과 9회 솔로 홈런 그리고 20일 삼성전 김상수의 쐐기 스리런 홈런 등 결정적 홈런이 많았다. 반면 한화 타선은 홈런 3개로 4점밖에 얻지 못해 청주구장 홈런 득실점 '-14'를 보였다. '한국판 쿠어스필드' 청주구장은 시즌 초반 한화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 앞으로 청주 경기는 5게임이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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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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