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한화 거포 최진행(27)에게 2012년 4월은 잔인하다. 개막 이후 11경기 32타수 3안타 타율 9푼4리. 규정타석을 채운 53명 타자 중 KIA 신종길(0.083)과 함께 유이하게 1할대 미만 타율이다. 장성호-김태균을 뒷받침하는 5번타자로 큰 기대를 모았던 최진행이기에 그의 부진은 한화에게도 치명적이다. 한화는 2승9패 승률 1할8푼2리로 시즌 초부터 최하위로 추락해 있는 상황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때만 하더라도 좋았다. 그러나 오키나와 캠프 막판 허리 통증을 느낀 후 안 좋아졌다"며 아쉬워했다. 시즌 성적 32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타점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얻은 것으로 삼진 10개와 병살타 3개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득점권에서도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5번 타선에서 공격 흐름이 끊기니 좀처럼 득점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최진행을 아끼는 절친한 형이자 선배인 4번타자 김태균도 마음이 좋지 좋다. 김태균은 최진행이 팀에 입단했을 때부터 집에 데려와 밥을 먹여주고 잠을 재워줄 만큼 아끼는 동생이다. 그런 최진행의 깊은 슬럼프가 안타깝지만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게 김태균의 생각이다.
김태균은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다. 슬럼프에 빠졌을때 풀어나가는 것도 배워야 한다"며 "나도 슬럼프에 빠지면 답답할 때가 많았다. 작은 슬럼프에는 그저 운동을 많이 했지만, 깊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에는 운동도 하지 않았다. 대기타석에서 스윙도 하지 아예 안 했다. 뭘 해도 안 될 때가 있는데 지금 진행이가 딱 그렇다. 아무 생각없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균도 숱하게 경험한 일이고, 스스로만의 방법을 찾아 극복해야한다.
김태균이 더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진행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아직 홈런이 없는 김태균이지만 그는 "진행이가 좀 못친다는 이유로 내가 해결한답시고 스윙이 커지면 오히려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김태균이 부담없이 자신의 스윙을 돌리기 위해서는 지난해처럼 찬스에 강한 최진행이 필요하다.
김태균은 "진행이는 내가 일본 가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지금 이게 본 실력은 절대 아니다"며 "2년간 잘해왔고, 지금은 잠깐 안 좋은 것일 뿐이다.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어보였다. 김태균의 조언과 믿음 속에 최진행이 깊은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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