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하면서도 멋진,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남자가 있다. 바로 SBS '패션왕'의 '강영걸' 유아인이다.
'패션왕'에서 유아인은 유년시절을 동대문 시장에서 행상하는 고모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고 자라지만 무엇이든 무섭게 파고들어 완벽하게 끝내고 마는 성격을 가진 남자주인공 강영걸로 분해 열연하고 있다.
동대문의 '영영어패럴'을 운영 중인 명색이 사장인 강영걸은 돈 앞에서라면 죽는시늉까지 하는 인물이다. 또 자신의 여직원 이가영(신세경 분)마저 자신의 원수 정재혁(이제훈 분)의 거대 패션 기업 '제이패션'에 팔아넘기는 찌질함을 보여준다.

영걸은 침대에 누워 몸을 벅벅 긁으며 '제이패션'으로의 첫 출근을 앞둔 가영에게 "거기 가서 원단 좀 훔쳐와"라고 한심스러운 사장의 모습도 보여준다. 사장에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부하직원 가영은 결국 원단을 훔쳐왔고, 이에 영걸은 "그런다고 진짜로 훔쳐오냐"며 면박을 준다. 참으로 얄미운 사장이다.
또 사랑 앞에서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을 사랑하는 가난한 가영에게는 소극적으로 대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돈 많은 최안나(권유리 분)에게는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그렇다고 가영을 가만히 놔두는 것도 아니다. 재혁이 가영에게 기습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곤 노발대발한다. 내가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운 심보인가 보다.
영걸은 한심스럽고 찌질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영걸은 같은 남자가 봐도 정말 멋있는 면도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이 '찌질함'을 거침없이 표현해내는 유아인의 모습이 멋있다. 또 지금껏 보기 어려웠던 '찌질한 남주인공'을 가감 없이 소화하는 유아인이 멋있다.
실제로 유아인은 최근 열린 '패션왕'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강영걸이 만족스럽다. 드라마 첫 미팅에서 '영걸의 매력이 뭐냐'는 감독님의 질문에 '멋있는 척 안 해서 좋다'고 답했다. 영걸은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유아인은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서 주눅 들지 말고 더 세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남자주인공으로 주셨으면 좋겠다"며 "나는 모든 인간이 찌질하다고 생각한다. 강영걸은 누구나 이면에 가지고 있는 찌질함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 좋다"고 자신이 맡은 영걸의 캐릭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남자주인공 캐릭터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인물인 영걸을 연기하고 있는 유아인의 연기력에 시청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 유아인이 이 영걸을 얼마나 찌질하고 한편으로는 멋지게 표현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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