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에서 생긴 일..두 감독의 속마음 엿보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4.22 11: 25

엠넷 '보이스 코리아'가 11주 연속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인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실력파 참가자들의 선전과 오로지 목소리에 집중하는 오디션이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보이스 코리아' 권태은 음악 감독은 " '보이스 코리아' 참가자들은 제가 하고자 했던 음악을 소화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며 인기의 공을 출연자들에게 돌렸다. 오광석 CP는 "밴드의 구성원들이 정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실력파 뮤지션들이다. 돈으로 모실 수 있는 분들이 아닌데 '보이스 코리아'에서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을까만은 11주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어 오며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이고 기뻤던 순간도 존재할 것이다. '보이스 코리아'의 음악을 책임지는 권태은 감독과 '보이스 코리아' 연출을 담당하는 오광석 CP의 대화로 '보이스 코리아'에서 생긴 일을 알아봤다.

#1. 블라인드오디션, 1분 20초의 비밀
OSEN; 블라인드 오디션 당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잖아요. 한 곡에 할당된 시간이 1분 20초로 알고 있어요. 노래에서 1절 정도를 부를 수 있는 시간인데 짧았다,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오광석 CP; 저는 대중적으로, 음악적으로 만족스러운 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1분 20초가 아쉽기도 했죠. 아쉽지만 그게 또 매력이지 않나요? 포맷을 구입했기 때문에 1분 30초 내로 곡의 길이를 맞춰야 했어요. 얼굴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으면서 코치들이 목소리를 캐치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1분 20초라는 시간은 적절하다고 봐요.
권태은 음악감독; 아쉬운 것도 아쉬운 거지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괜찮았을 거라고 봐요. 보통의 프로그램은 리허설, 연습을 녹화 당일에 하거든요. ‘보이스 코리아’는 녹화 전 날과 당일 밴드 사운드를 맞추고 리허설을 해요. 출연자들한테 하는 말은 이거죠. 밥상은 너희가 맛있게 떠먹어라. 맛있게 먹든 맛없게 먹든 그건 너희 몫이다. 대신 반찬은 맛있게 차려주겠다. 유명한 세션들이 함께 하잖아요. 이런 기회가 없죠.(웃음)
(‘보이스 코리아’를 위해 재즈 베이시스트 서영도, 기타리스트 홍준호, 키보디스트 길은경이 힘을 모았다. 신승훈, 이승환, 유희열, 임재범과 작업한 믹싱 엔지니어 김한구, 뮤지컬 ‘맘마미아’, ‘캣츠’, ‘아이다’ 김기영 음향 감독이 합세했다.)
#2. 지원영상 무한반복, 편곡의 비밀
OSEN; 편곡이 또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참가자들도 많았고 밴드와 호흡을 맞춰야 하고. 보통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무반주로 시작해서 MR로 가거나 하잖아요. 밴드에 맞는 편곡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오광석 CP; ‘보이스 코리아’에 지원한 사람들의 영상을 한 사람 당 최소한 20번씩은 본 것 같아요.(웃음) 얼굴을 보면 선입견이 생길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영상을 가리고 소리만 들었죠. ‘목소리로 승부한다’고 내건 만큼 부담이 있었거든요. 오히려 참가자와 대면하고 진행하는 오디션하고 비교할 때 소리로만 하는 오디션은 확실히 더 피곤해요.
권태은 음악감독; 지원 영상을 보고 먼저 참가자들의 특성을 포착했어요. 물론 몇몇 참가자들은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달랐죠. 예를 들면,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UV ‘이태원 프리덤’을 불렀던 강태우가 그랬어요. 양악 수술을 받았을 만큼 외모를 핸디캡으로 여기고 있던 친구였어요, 기억 하시나요? 저는 코믹한 캐릭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만나보니 보이스가 무척 진지했어요. 그래서 원곡에 가깝게 폼을 만들었다가 현장에서 80년대 디스크 사운드를 소울 펑크로 바꿨죠.
#3. 탈락이 아쉬운 그들, 속마음의 비밀
OSEN; 요즘 주변에서 반응이 상당할 것 같아요. 칭찬 일색의 글들이 많긴 하지만 연출자, 감독의 입장에서 볼 때 아쉬운 무대가 있을 듯 합니다. 점점 외모가 우월해지고 있는 참가자들을 볼 때의 소감의 어떨지도 궁금하고요.
오광석 CP; 우리 애들 외모가…. 실력으로 승부하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아무래도 경쟁이다 보니까 배틀라운드에서는 과열되는 양상이 보이기도 했죠. 그런 점이 아쉬웠는데 기억에 남는 건 편선희, 하예나의 배틀라운드였어요. 두 사람이 초반에는 무대를 잘 이끌어 가다가 후반에서 감정이 과잉돼서 완전히 경쟁 구도가 됐어요.
권태은 음악감독; 이찬미나 신초이를 보면 한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나들이는 타고난 게 있는 친구고요. 지금 떠오르는 무대 중에는 강태우, 배근석의 ‘거짓말’이 있네요. 그리고 이소정은 블라인드 오디션 왔을 때 임팩트를 못 느꼈었거든요. 음정도 약간 불안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는, 약간 마니아적인 캐릭터로 받아들였죠. 그런 이소정이 배틀라운드에서 나들이하고 대등하게 경쟁 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심지어 라이브쇼에서 합격도 했잖아요.(웃음)
끝으로 두 감독은 ‘보이스 코리아’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한 가지 당부의 이야기를 전했다. 바로 ‘보이스 코리아’를 즐겨달라는 것. 최고의 연주자들과 최고가 되려는 가수들이 모인 ‘보이스 코리아’를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항상 고민하고 회의하고 있다. 그러니 누가 더 잘 했고 누가 더 못했는지를 따지기 보다, 11주째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수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집중하기 보다는 브라운관을 타고 흘러나오는 각양각색의 보이스에 흠뻑 취해 주말의 시작을 즐겨 달라는 당부였다.
한편 지난 20일 세 번째 라이브쇼를 마친 ‘보이스 코리아’는 오는 27일 밤 11시 신승훈 코치 팀의 장재호, 정승원, 손승연, 이소정, 강타 코치 팀의 정나현, 홍혁수, 지세희, 배근석의 생방송 무대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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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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