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 웃더라고".
한화 2년차 좌완 유창식(20)은 지난 21일 청주 삼성전 선발로 예고됐다.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선발 한 자리가 비었고, 유창식이 그 자리를 대체할 선발로 들어갔다. 21일 경기는 유창식에게 큰 기회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전국적인 봄비로 일찌감치 우천 연기가 결정났다. 한화는 22일 청주 삼성전에 로테이션 날짜에 맞춰 양훈으로 선발을 바꿨다. 오랜만에 선발등판 기회를 잡은 유창식으로서는 아쉬움 남을 법한 상황.

공교롭게도 우천 연기된 그날 숙소의 목욕탕에서 한대화 감독과 유창식이 우연찮게 마주쳤다. 한 감독과 유창식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을 뿐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는 미소.
한 감독은 "유창식이가 씩 웃더라"며 웃은 뒤 "그 녀석이 약 올리길래 나도 복수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유창식은 올 시즌 3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다. 최고 구속 148km까지 나올 만큼 구위가 좋아졌지만 들쭉날쭉한 컨트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벤치에서는 아무래도 유창식에 대한 계산이 잘 서지 않는다. 한 감독은 "워낙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복수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오늘(22일) 상황에 따라 양훈 바로 뒤에 유창식을 붙이게 될 것"이라며 그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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