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겨운 사투였다.
22일 한화-삼성전이 열린 청주구장. 전날 많은 비가 내린 데다 오전에도 하늘은 구름으로 짙게 깔려있었다. 전날부터 방수포로 내야를 덮어 그라운드를 보호한 청주구장이지만 곳곳에 배수가 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비가 내리면 취소가 될 수 있는 상황. 그때 청주구장 관리 직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빗물에 젖은 흙을 끌개로 긁어낼 뿐만 아니라 내야를 메우기 위해 '앙투카'라는 레드클레이를 트럭으로 공수해와 일일이 땅을 메우고 정비했다. 수십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작업을 진행했다.

삼성 선수들의 타격 연습이 한창일 때에는 트럭 2대가 차례로 흙을 가져왔다. 선수들의 타구가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적잖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은 상태였고, 비도 오지 않는데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를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청주구장은 시범경기 때 '진흙탕' 구장이라는 오명을 쓴 뒤로 구장 정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눈물 겨운 사투 끝에 그라운드가 정비돼 경기 치를 준비를 끝마쳤다. 이를 바라보는 한화와 삼성 양 팀의 벤치 표정은 달랐다. 내심 우천 연기를 바란 한화 한대화 감독은 "너무 열심히 일을 하신다. 어제 방수포를 미리 걷어놨어야 한다"는 농담으로 에둘러 아쉬운 입맛을 다셨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우리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그래도 경기하는 게 좋다"며 반겼다. 4개 구장 중 유일하게 치러진 이날 경기는 오후 2시 시작에 맞춰 날씨도 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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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