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으니 됐다".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36)이 활짝 웃었다. 드디어 자신의 홈런이 팀의 승리와 맞물린 것이다.
이승엽은 2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5-4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9회초 1사 2루에서 한화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 이후 2경기 만에 터진 시즌 3호 홈런.

경기 후 이승엽은 "이제 홈런 3개를 쳤을 뿐이다. 홈런을 떠나 팀이 이겼으니 됐다"며 자신의 홈런보다 팀 승리에 큰 의미를 뒀다. 지난 15일 대구 넥센전 복귀 첫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했지만 팀이 7-10으로 연장패했고, 19일 잠실 두산전도 솔로 홈런을 쳤지만 2-6으로 패하는 바람에 활짝 웃을 수 없었다.
이승엽은 바티스타의 3구째 152km 강속구를 공략했다. 가운데 높게 들어온 공을 여지없이 때려냈다. 이승엽은 "일본에 있을 때도 많이 해봤다"며 "타격감은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어깨가 조금 안 좋아 왔다갔다 했는데 조금 더 완벽해지면 스윙이 잘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김태균과의 경쟁 의식은 없었을까. 이승엽의 9회 쐐기 홈런이 터지기 전에 8회말 김태균이 국내 첫 홈런을 추격의 솔로포로 장식했다. 이에 이승엽은 "태균이와는 관계없다. 내 것을 가져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태균이는 5할을 치는 타자"라며 웃은뒤 "나도 지금 타율이 높지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른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날 경기까지 이승엽의 타율은 3할5푼6리.
이승엽은 "이제 12경기를 했을 뿐인데 앞으로는 홈런을 많이 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힘은 그대로이지만 스피드가 예전 만큼은 아니다"며 "밀어치는 타구가 나온다면 홈런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팀이 많이 이기는데 힘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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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