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과 3~5번은 고정적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이 선발 라인업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22일 넥센과의 원정경기를 위해 찾은 목동구장. 오자마자 우천 연기 소식을 들은 김진욱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에서도 매경기 선발 라인업 구성에 대한 김 감독의 생각이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1번 타자를 비롯해 3, 4, 5번은 변동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2번에 대해서는 계속 테스트를 해봤다"고 밝혔다. 이는 곧 득점력을 배가 하기 위한 김 감독의 고민이기도 하다.
"투수는 2군에 있을 때부터 계속 봐왔지만 감독이 되고 나서 타격이 아쉬웠다"는 김 감독은 "투수는 하루 아침에 (전력이) 변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기회를 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하지만 타격은 중요할 때 치고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득점을 내야 하는 만큼 빅볼이든 스몰볼이든 상관없이 팀이 가진 부분을 극대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팀이 지금 가진 가용 자산을 최대한 활용, 이길 수 있는 확률을 최대한 높여 보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누구와 상의하지 않고 나 혼자 이리저리 타순을 운영했다. 특히 2번에 대한 테스트를 계속 했다"면서 "그날의 타격 컨디션, 상대 선발, 경기장 변화 등 수없이 많은 변수를 고려해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1번과 3~5번에 대해서는 "하는 역할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다"고 간단하게 말해 되도록 변화를 주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2번 타자의 예를 든 선수가 손시헌이었다. 두산은 7일 넥센 개막전에 이종욱-고영민-김현수-김동주-최준석 라인을 선보였다. 그러나 8일부터는 2번에 정수빈을 꽂았다. 3번은 왼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김현수를 대신해 이원석이 잘 커버해줬다.
김 감독은 "손시헌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타자다. 이종욱이 뛰기 위해서는 많은 볼을 기다리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타격감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손시헌 지난 17일과 18일 잠실 삼성전에서 5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3연승에 발판을 마련한 것. 이후 김 감독은 임재철을 잠시 기용했다가 다시 정수빈을 2번으로 기용했다.
이에 김 감독은 "타순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다. 그날그날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보 감독이지만 확실한 지론을 가지고 매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진욱 감독의 두산이 올 시즌 그려낼 과정이 더욱 흥미롭다. "선수는 감독이나 코치의 것이 아니다. 선수단 역시 마찬가지"라며 감독에 의한 야구가 아니라 개개인의 힘을 집중시켜 두산 야구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김 감독의 야구론이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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