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 더 심각한 고민 '대안이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3 10: 36

더 이상 대안이 없다. 지금 갖고 있는 전력으로 반등해야 한다.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의 더 심각한 고민이다.
한화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주 청주구장에서 열린 홈 5경기에서 1승4패로 무너졌다. 첫 경기 승리 후 LG-삼성을 상대로 내리 4연패했다. 어느덧 시즌 성적은 2승10패 승률 1할6푼7리. 지난해 12경기를 치렀을때 3승9패였으니 올해는 그보다 더 못한 출발이다. 강력한 최하위 후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4강 싸움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였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 승부수를 던진 지난 22일 청주 삼성전 패배는 단순한 1패 그 이상이다. 이날 한화는 재활을 마친 '불펜 에이스' 박정진이 복귀전을 치르고,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가 8회 조기 투입됐다. 어떻게든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승부수였다. 여기에 김태균의 복귀 첫 홈런까지 터졌으니 승리를 위한 필요 충분조건을 갖춘 상태였다. 그런데 믿었던 바티스타가 와르르 무너지며 또 져야 했다.

더 심각한 건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박정진마저 부상에서 돌아온 한화는 더 이상 기대할 만한 '추가 전력'이 없다. 가지고 있는 전력 그대로 남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 퇴출 수순에 들어간 브라이언 배스의 대체 외국인선수가 새로운 기대 전력이지만 외국인선수는 언제나 긁어봐야 알 수 있는 '로또'에 가깝다. 특정 선수 하나의 활약으로 한계가 있다는 건 5할 타율을 치고 있는 4번타자 김태균의 모습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해 한화가 카림 가르시아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기존 선수들의 활약이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마운드는 마운드대로, 타선은 타선대로 지금 있는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기대를 모았던 선발진의 양훈과 안승민은 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없이 각각 평균자책점 9.20과 9.75로 부진하다. 한대화 감독은 "적어도 이들이 작년보다는 2~3승씩은 더 해줘야 한다"고 지난해부터 강조했다. 그러나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하다. 이들을 대신할 만한 선발 자원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김혁민이 있지만 아직 왼 손목에 붕대를 감고 있다.
야수 쪽으로 눈길을 돌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공수에서 심각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중심타자 최진행과 유격수 이대수도 대안이 없다. 타율이 8푼8리까지 떨어진 최진행의 자리를 최근에는 연경흠이 대신하고 있지만 결국 살아나야 하는 선수는 최진행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 4개로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이대수도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하주석 외에는 대안이 없다. 결국 이대수 스스로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
지난 겨울 한화는 김태균·박찬호·송신영을 영입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한화가 고평가받은 이유였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줄곧 "나머지 기존 선수들의 활약 없이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 지난해 눈부신 활약으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인 선수들이 하나 같이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들을 대신하거나 자극을 줄 만한 대체 자원마저 없다. 기본적으로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한화는 4월 한 달간 6승16패1무 승률 2할7푼3리로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올해 4월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뭔가 강력한 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대안이 없고 결국에는 기존 전력으로 시즌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waw@osen.co.kr
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