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나보다 잘하는데 해줄 말이 없다. 월드컵에 나갈 일만 남았다".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이동국(33, 전북 현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국은 전북의 주포다. 이번 시즌 9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0.67골을 자랑하고 있는 것. 현재 이동국이 K리그 득점 경쟁서 위치하는 순위는 4위. 에벨톤(성남)과 지쿠(포항), 라돈치치(수원)에 뒤처져 있긴 하지만 선두 에벨톤과 득점 차는 단 1골이다. 몰아 넣기에 능한 이동국으로서는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상황.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부리람과 경기서는 2골을 넣어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동국의 2골에 힘입은 전북은 H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부리람전의 2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반 25분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부리람의 골망을 흔들며 동점을 만들었고, 2분 뒤에는 전광환의 크로스를 멋진 발리슛으로 연결해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완벽한 두 차례 슈팅이었던 것.
이를 지켜봤던 황선홍 감독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부리람전은 골을 넣지 못하면 힘든 경기가 될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골을 넣어줬다. 역시나 스트라이커로서 할 일에 충실하다"며 이동국을 높게 평했다.
칭찬은 구체적이었다. 황 감독은 "첫 골이 나온 상황을 지켜보면 익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게다가 심적으로 안정되서 여유롭게 보였다. 물 올랐냐고 물어 볼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슛들이 나올 수가 없다. 완전히 전북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심적으로 편할 수가 있을 거다"며 선배 스트라이커로서 이동국에게 해줄 조언으로는 "나보다 잘하는데 해줄 말이 없다. 월드컵에 나갈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황선홍 감독은 22일 전북과 홈경기서 이동국을 어떻게 막았을까?
황 감독은 "위험한 상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경기 내내 이동국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포항을 만나면 항상 잘한다. 에닝요와 루이스가 있었지만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이동국만 위협적이었다. 그래서 3명이서 수비를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1-0 승리의 이유가 특별한 방법보다는 기본적인 수적 우세로 이동국을 차단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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