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왔습니다. 1년이 걸렸네요"
지난 22일 오후 6시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 오프닝 공연에 앞서 던진 말이다. 여느때처럼 순박한 웃음을 지으며 그는 "'나가수2'를 위해 가수, 연주자, 스태프가 모두 최선을 다했다. 이제 여러분 손에 '나가수'가 달렸다"고 말했다.
이날 MBC 드림센터에서는 오는 29일 방송될 '나는 가수다2'의 녹화가 진행, 12명의 가수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는 오프닝 공연이 열렸다. 공연에 앞서 청중 앞에 나타난 박명수는 "제가 MC를 맡게 됐다. 오늘 공연 즐겁게 관람 하시고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날의 오프닝 공연은 그야말로 볼거리 천지였다. 가수들의 수도 배로 늘었고, 이들이 그간 직접 들을 기회가 적었던 빛나는 명곡들을 들고 나왔기 때문. 이날 관객들은 감격에 찬 눈빛으로 기립, 또 기립해 큰 박수를 보냈다. 특히 청중 평가단 사이사이에는 익숙한 얼굴들도 보여 반가움을 샀다. 절친 이수영을 응원하기 위해 온 박경림, 정엽을 응원하기 위해 온 영준과 성훈, 배우 김영호가 그들이었다. 또 음악평론가 강원도 자리해 '나는 가수다2'의 공연을 유심히 살피기도 했다.
첫 무대를 장식한 것은 존재만으로도 그 카리스마가 전해지는 가수 이은미였다. 이은미는 자신의 곡 '녹턴'을 불렀다. 흰 드레스로 애절하고도 웅장하게 노래를 마친 이은미는 청중을 향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새롭데 시작하는 '나가수2'에 합류하게 됐다. 함께하는 12명이 인사하는 날이다. 이 12명의 가수 중 내가 중간 정도의 나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진행을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은미는 이어 "첫 진행에 어버버할 수도 있지만 너그러이 봐주길 바란다. 나도 '나가수2'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가수다'가 지난 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많은 문제점도 있었다. 순위가 가수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다. 성숙한 청중들의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며 '나는 가수다2'의 본연의 목적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했다.
이날 이은미는 모든 가수들의 장점을 호소력있게 소개하며 청중들의 관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첫 진행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으며 중간중간 예능감까지 선보여 매끄러운 흐름을 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오프닝 공연에는 시즌1에서 이미 '나는 가수다'와 인연을 맺은 김연우, 정엽, 박완규, JK김동욱, 김건모, 이영현과 처음 무대에 서는 이수영, 박미경, 정인, 박상민, 백두산, 이은미 등 총 12명의 가수들이 무대를 빛냈다.
이은미의 매끄러운 소개로 12명의 가수들의 재 기량을 제대로 발휘, 청중 평가단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연우는 곡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것을'로 늘 그렇듯 과하지 않으나 편안하고 애잔함으로 청중 평가단의 큰 함성을 샀다. 또 3년만에 무대에 서는 이수영은 곡 '휠릴리'를 특유의 보이스로 소화, 무대 후에는 감격에 겨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다시보고 싶은 가수 1위 정엽 역시 '잘 몰랐었다'로 여심을 사로잡는 부드러운 무대를 꾸몄다. 이날의 최다 기립을 기록한 팀은 바로 백두산이었다. 백두산은 넘치는 에너지로 곡 '러쉬 투 더 월드'를 불러 왜 전설로 불리는지를 알게했다. 이영현은 직접 작사, 작곡한 곡 '연'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으며 박완규는 곡 '천년의 사랑'을 선곡해 희소성있는 무대를 꾸몄다.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한 박미경은 곡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부르며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까지 구사해 분위기를 업시켰다. JK김동욱은 '미련한 사랑'으로 여성 관객의 넋을 쏙 빼놓았고 박상민은 '멀어져간 사람아'로 깊이있는 노래 실력을 뽐냈다. 정인은 '미워요'로 작은 몸짓에서 파워풀한 성량을 과시했다. 대미를 장식한 인물은 김건모. 등장과 함께 큰절부터 올린 김건모는 말까지 더듬어가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곡 '서울의 달'을 부르며 직접 피아노를 연주해 보는이를 감동케 했다.
이날 오프닝 공연은 MBC 파업 중에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있게 꾸며졌다. 이은미는 "많은 분들이 자신을 희생해가며 이 쇼를 만들어냈다"며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매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청중들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는가 하면 열정적인 무대에서는 함께 재킷을 벗어던지며 몸을 들썩였다. '나는 가수다'가 처음 출범했을 때의 그 새로움과 더욱 풍성해진 볼거리가 맞물려 최고의 쇼를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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