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이 확정돼 20개 팀 중 가장 먼저 짐을 싸게 됐다.
울버햄튼은 23일(한국시간) 새벽에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와 홈경기에서 0-2로 패하며 5승8무22패(승점 23, 골득실 -41)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남은 3경기에 결과에 상관없이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2009-10시즌 승격 이후 3년간 1부 잔류에 성공했던 울버햄튼은 극심한 성적 부진 속에 5년 6개월간 팀을 이끌었던 믹 매카시 감독을 지난 2월 해임하는 등 극약처방을 써봤지만 안타깝게도 강등의 철퇴를 피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매카시 감독 해임 이후 10경기에서 7연패를 포함, 2무8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 결국 강등으로 이어졌다.
매카시 감독의 뒤를 이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테리 코너 감독 역시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맨시티전 패배로 강등이 확정되자 그는 “스태프와 선수, 울버햄튼을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오늘은 받아들이기 힘든 하루”라며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만큼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라며 강등의 아픔을 전했다.
물론, 울버햄튼 외에 아직 2부리그로 떨어질 대상이 2팀 더 남아 있다. 35라운드 현재 순위표만을 놓고 보면 이청용이 속해 있는 볼튼 원더러스(19위, 33경기 승점 30)와 블랙번 로버스(18위, 35경기 승점 31)가 유력하다. 함께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위건(16위, 35경기 승점 34)과 퀸스 파크 레인저스(17위, 35경기 승점 34 이하 QPR)가 맨유, 아스날 등 강호들을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챙기면서 성황은 더 악화됐다.
강등이 가장 유력시 됐던 위건은 맨유(1-0)와 아스날(2-1)을 잇따라 잡으면서 잔류의 희망을 살린 상태고, QPR 역시 지난 22일 토튼햄을 홈에서 1-0으로 꺾고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블랙번 또한 지난 주말 스완지 시티를 2-0으로 꺾고 한숨을 돌렸다.
그나마 볼튼은 타 팀과 비교해 2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지만 이렇듯 위건, 블랙번, QPR이 나란히 선전을 이어가며 잔류 싸움이 더 험난해졌다.
남은 5경기의 대진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볼튼은 오는 25일 아스톤 빌라 원정을 시작으로 선덜랜드(28일, 원정), 토튼햄(5월3일, 홈) 웨스트브로미치(5월6일, 홈) 스토크 시티(5월13일, 원정)를 잇따라 상대해야 한다.
모두가 한 번 붙어볼 만한 팀들이지만, 그렇다고 확실히 승점 3점을 장담할 수 있는 팀들도 아니다. 이맘 때쯤 컴백이 예상됐던 ‘에이스’ 이청용 역시 확실히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점 또한 악재다. 지난 시즌 한때 유로파 진출권까지 치고 올라가며 ‘EPL의 차세대 감독’으로 꼽혔던 오웬 코일 감독이 특유의 지도력으로 남은 5경기를 통해 팀을 무사히 1부리그에 잔류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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