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 박민우 "차인표 아버지께 배우는 점은.." [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4.23 10: 15

짐 캐리를 연상시키는 인상적인 얼굴. 조금만 톡 건드리면 수천가지 표정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신인 배우, 박민우를 만났다.
박민우는 KBS 2TV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 차인표의 말썽꾸러기 아들 '차국민' 역할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로 데뷔했고 이제 겨우 두 번째 작품이다.
188cm, 축복받은 장신이다. 곱슬머리에 은근히 나쁜 남자 기질까지. 학창시절 여자 꽤나 울렸을 것 같은 이 배우, 하지만 지금은 이제 갓 시작한 배우 인생이 마냥 신나고 설레는 순진한 청년이다. 데뷔를 준비하며 늘 지금처럼 바쁜 미래를 꿈꾸며 살아왔다는 박민우와 나눈 솔직한 대화.

"연기가 좋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처음엔 너무나 낯설고 싫었다. 서울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기억이 많았던 거 같다. 2009년엔가, 배우가 하고 싶어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부모님과 충남 대전에 살았다. 지금도 부모님은 그 곳에 계신다.
서울에 올라와서 제일 처음 놀랐던 건 정말 멋진 남자, 예쁜 여자가 많구나. 배우지망생들 외모가 너무 뛰어나더라. 두 번째 놀란 건 훌륭한 외모에 마음까지 훌륭한 사람들을 봤을 때. 반가웠고 놀랐다. 정말 각박하고 삭막한 서울 생활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연기 하고 싶어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건 '선녀가 필요해' 차국민이랑 닮은 거 같다. 차국민도 스타가 되고 싶어 아버지를 조르고 닥치는 대로 다하는 캐릭터니까. 
"'꽃라면' 이어 시트콤까지.. 코믹 캐릭터 굳어질까 두렵냐고?"
처음에는 저도 그런 생각을 했다. '꽃라면'에서도 좀 코믹하고 개성이 강한 캐릭터였는데, 차기작이 바로 시트콤이라니.. 코믹한 이미지로 굳어질까하는 걱정은 당연했다. 그런데 출연을 결심하면서 매니저 형과 얘기를 했는데, '나는 언제든지 변할 자신이 있으니까. 지금은 일단 사람들이 박민우를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이 났다. 그러면서 부담이 덜어졌다.
또 실제로 연기를 해보니 '꽃라면'에서의 바울 캐릭터와 지금의 차국민 캐릭터는 분명 많이 다르다.   
"개성 있고 코믹한 연기를 특히 잘 할 것 같다고?"
사실 더 오버하고 과장되게 하고 싶다. 촬영할 때마다 '나 더 웃길 수 있는데.. 더 심하게 망가질 수 있는데'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많이 억제하고 누르며 연기를 하고 있다. 아직 처음인데 벌써부터 대중의 눈에 그러한 캐릭터로 익숙해져버리면 안 될 것 같아서다.
"연기자가 되고픈 꿈은, 어느 날 갑자기 사고처럼.. 다가오더라"
사실 어릴 때부터 배우의 꿈이 있던 건 아니었다. 대전에서 그냥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친구들이랑 놀고 축구하는 걸 좋아했던 학생이다. 그런데 고 1때인가, 친한 친구가 갑자기 가수가 하고 싶다고 서울에 가서 SM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보고 온 거다. 옆에서 가수 꿈을 키우는 친구를 보니 갑자기 나까지 가슴 속에 뭔가 확 타오른 느낌이었다. 원래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보는 타입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영화 '클로저'를 보고 배우라는 직업에 매료돼버렸다. 주드 로가 한 역할을 내가 해보면 어떨까, 나도 영화처럼 저런 사랑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더라.
"악바리 근성 나왔다. 미친 듯 공부했고 홀린 듯 서울로.."
그래서 고 1 겨울 방학 때부터 미친 듯이 공부했다. 독서실 다니고. 일단 대학교를 가야만 하고 싶은 걸 하게 허락하신다는 부모님의 말씀 때문에. 그렇게 해서 충남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갔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를 했다. 다시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 연극영화과에 09학번으로 입학했다. 그러면서 서울 라이프는 시작.
그렇게 홀린 듯 서울로 올라와 학교를 다니고 데뷔를 준비해 지난 해 드디어 '꽃라면'으로 데뷔했다.
"인기를 얻고 싶나, 연기를 하고 싶냐 묻는다면.."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중성보다 작품성이 있는 작품들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 연기를 시작하고 보니 상업적인 영화는 작품성이 없나하는 생각이 든다. 박해일, 김윤석, 최민식 선배들처럼 완성도 있고 작품성 있는 영화에서 오로지 연기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브래드피트처럼 되고 싶다. 브래드피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작품성 있는 영화도 하고 때로는 철저히 상업적인 영화도 하고.. 다양한 장르를 구분 없이 오가는 것 같다. 
"'선녀가 필요해' 아버지, 차인표 선배님께 배워 가는 것들.."
말이 필요 없다. 한 장면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날, 차인표 선배님이 독감에 걸리셔서 심하게 아픈 날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선배님이 웃기는 댄스를 추면서 몸을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신 촬영이 있었다. 대기실에서 몸을 웅크리고 마스크를 하고 너무 아파하고 계셔서 속으로 걱정이 됐었다.
그런데 막상 큐 사인이 들어가자 놀라웠다. 선배님은 언제 아팠냐 싶을 정도로 격렬하게 온 힘을 다해 연기를 하셨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코믹 댄스를 열심히 추시는데, 그 순간 '이거구나!' 싶었다. 숙연해졌다.
"신인 연기자, 박민우의 공약입니다!"
한 장면에 대사 한 줄이 나오더라도 제가 맡은 역할과 캐릭터가 여러분들께 기억될 수 있게 연기하겠습니다. 기억에 남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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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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