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다. LG와 넥센의 올 시즌 첫 3연전의 문이 열리고 있다.
지난 시즌 LG는 넥센을 상대로 늘 고생했다. 7승 12패로 상대전적에서 크게 뒤졌고 19경기 중 9경기가 1점차 승부, 5경기는 연장접전이었다. 연장접전 중 LG가 이긴 경기는 겨우 한 경기였다. LG는 시즌 중반까지 4위안에 자리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넥센과 3연전에서 충격의 스윕패를 당했고 그 다음 3연전에서도 스윕패로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그야말로 LG에 넥센은 악연 그 자체였다.
예전부터 두 팀 사이에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와 넥센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찌 보면 그동안 넥센은 LG에 많은 것을 내준 구단이었다. 2007시즌 현대가 황혼기를 맞이할 시기에 김재박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LG로 이적했고 이후 여러 선수들이 LG 유니폼을 입었다.

2010시즌부터 2년 동안 LG에서 뛰었던 이택근은 넥센으로 돌아갔고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온 송신영과 김성현 모두 현재 LG 선수 명단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 4번 타자로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3루수 정성훈을 비롯해 베테랑 투수 이상열과 이대환, 베테랑 내야수 김일경, 그리고 외야수 최현종 등은 넥센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
어쩌면 이런 점이 오히려 지난 시즌 넥센 선수들의 승부욕을 불태웠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송신영과 김성현의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넥센에 온 박병호가 후반기 1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고 심수창은 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선발승을 거뒀다. 박병호와 심수창이 각각 LG를 상대로 홈런을 치거나 승리투수가 된 것은 아니지만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서 LG 시절보다 돋보이는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다.
물론 지금은 2012 시즌이라는 새로운 페이지다. 시범경기에서 이택근이 LG 응원단으로부터 많은 야유를 받았고 그 야유가 당분간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도 양 팀이 지난 시즌처럼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칠지는 알 수 없다. 그만큼 시작이 중요하다. 묘한 분위기가 한 번만 형성 되도 그게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단 김기태 감독은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상대가 넥센이라고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은 없다. 선수들에게도 특별히 무언가를 주문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넥센을 상대로 지금까지와 다른 무언가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 전했다.
LG가 넥센과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 아니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상승세에서 넥센에 발목을 내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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