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와 80구.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3번째 등판을 갖는다. 박찬호는 24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해 MVP 윤석민과의 첫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이날 경기는 한화가 최근 4연패 포함 2승10패 승률 1할6푼7리 최하위까지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박찬호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박찬호는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다.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만큼 기대이상 피칭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실질적인 원투펀치를 형성하며 한화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2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있었으니 7회와 80구였다. 7회 이후 투구수 80개를 넘어가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12일 청주 두산전, 18일 청주 LG전에서 박찬호는 6회까지 실점을 주지 않았다. 2경기에서 6회까지 12이닝 무실점에 안타를 5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1~6회 피안타율 1할2푼5리로 특급 수준. 그러나 7회에만 피홈런 하나 포함 6타수 4안타 피안타율 6할6푼7리로 집중타를 맞았다. 박찬호가 실점한 5점 모두 7회 이후에 나온 점수로 투구수 80개 이후였다.
자연스럽게 한계 투구수 80개와 7회 고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나이 불혹의 투수가 된 박찬호가 갖는 한계라는 이야기. 박찬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교체 시기를 잡는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커졌다. 투수교체 결과론은 언제나 코칭스태프의 몫이고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특히 1-0 리드하다 7회초 역전 투런포를 맞고 패한 18일 LG전 충격은 컸다.
박찬호는 투구수 80개 이후 구위 하락에 대해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괜찮다"고 자신했다. 코칭스태프에게도 7회 이상 던지겠다는 의사를 변함없이 드러내고 있다. 80개 이후의 구위 하락은 박찬호 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들에게 해당하는 부분으로 단지 집중도가 높은 박찬호에게만 부각되고 있는 것 뿐이다. 다만 한화 불펜이 미덥지 못하고, 타선이 터지지 않아 교체시기 잡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를 무조건 6이닝에 80개만 던지게 할 생각은 없다. 6회까지 점수차가 여유있다면 더 오래 던질 수 있다. 타선이 그때까지 얼마나 점수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박찬호의 한계를 6이닝-80구로 제한하지 않았다. 박찬호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투수가 여유있게 던질 수 있는 경기 흐름을 만드는 게 과제. 7회·80구가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LG전 투수교체 실패 후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 후 팀은 4연패에 빠졌고, 한순간의 결정에 대한 압박감이 커졌다. 박찬호와 한화가 7회-80구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을까. 박찬호보다는 타선의 지원과 불펜의 뒷받침이 더 중요한 관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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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