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의 신세경이 알 수 없는 심경 변화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에서는 영걸(유아인 분)과 재혁(이제훈 분)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영(신세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가영은 "나하고 갈래, 강영걸 밑에서 있을래?"라는 재혁의 호통에 한참 뜸들이다 "언제부터 출근하면 되요?"라고 답해 영걸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결국 가영은 "오늘은 일단 우리집으로 가자"며 앞장 서는 재혁의 손에 이끌려 그의 차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뒤따라온 영걸이 "가긴 어딜가? 너 가란다고 진짜 가냐"라며 자신을 붙잡자 가영은 기다렸다는 듯 힘없이 영걸의 등 뒤에 숨어 들었고, "들어가!"라는 영걸의 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게로 들어갔다.

이같은 가영의 행동 변화는 가영이 자신을 향한 영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지난주 방송에서 영걸은 가영의 철천지 원수 조마담(장미희 분)과 손을 잡거나, 가영이 기다리고 있는 줄 알면서도 안나(유리 분)와 함께 밤에 외출을 감행하는 등 고의적으로 가영을 밀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여온 상황. 이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 가영은 재혁과 함께 떠나기로 결심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영걸이 한시라도 빨리 자신을 붙잡아 주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가영의 애매한 행동은 이후에도 계속 됐다. 가영은 다음주부터 자신의 회사로 출근하지 않으면 영영 어패럴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선언한 재혁의 제안에 "이제까지 이사님한테 갖고 있던 좋은 감정마저 사라지네요"라며 거절 의사를 내비치는 듯 했지만 결국 재혁의 회사로 출근을 하는 반전을 선사했다. 출근한 후에도 가영은 재혁을 향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본인이 기분 나쁘다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권리는 없다"고 쏘아 붙였지만 "일단 우선 일해보고 다른 문제는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재혁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이같은 가영의 행동 변화에 대한 이유로는 우선 첫째, 함부로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가는 고소를 당할지도 모르는 영걸을 걱정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재혁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는 영걸, 나아가 영영어패럴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가영은 알고 있었다.
두번째 추축은 가영이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에 대해 미련을 갖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 가영은 뉴욕 패션스쿨 전액 장학금을 받고도 가지 못한 아픈 사연이 있다. 만일 가영이 뉴욕 패션스쿨에 진학했다면 동대문이 아닌 재혁의 회사와 같은 대기업에서 일했을 것이고, 가영의 입장에서는 짝퉁을 양산하는 동대문이 아닌 거대 패션 업계에서 자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었던 기지가 조금은 작용했을 것이다. 이는 가영이 디자인 총괄이사로부터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어떻게 참고 있었냐"며 "이가영 씨 다른 잡일 하지 말고 계속 그려보라"는 극찬을 이끌어낸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가영은 돈이 없어 포기해야 했던 패션 디자이너의 꿈과 새롭게 나타난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가영이 자신의 꿈을 단숨에 이뤄줄지도 모르는 재벌남 재혁과 본능적으로 끌리는 사랑, 영걸 사이에서 쉽사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유다.
nayoun@osen.co.kr
'패션왕'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