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최형우는 홈런왕, 지금 부진 걱정 안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4 10: 30

"홈런왕에게 내가 무슨 조언을 하겠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시즌 초반 기대 만큼 치고나가지 못하는 데에는 4번타자 최형우(29)의 부진이 한 몫 하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36)이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지만, 최형우의 방망이에 좀처럼 불이 붙지 않고 있다. 이승엽-최형우의 'LC포'가 좀처럼 동반 폭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최형우는 개막 후 12경기에서 45타수 8안타 타율 1할7푼8리에 홈런없이 3타점에 그치고 있다. 삼진 13개와 병살타 2개로 맥을 못추는 모습. 지난해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 3관왕을 차지하며 MVP 후보까지 오른 위압감을 찾아볼 수 없다. 시즌 전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히며 큰 기대를 모았던 최형우이기에 더욱 아쉬운 부진이다.

최형우의 부진 속에서도 삼성이 버틸 수 있는 건 이승엽의 활약 덕분이다. 이승엽은 개막 후 12경기에서 45타수 16안타 타율 3할5푼6리 3홈런 8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삼진(4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볼넷(9개)에서 나타나듯 선구안도 안정돼 있다. 시즌 전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던 이승엽이지만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삼성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승엽은 최형우의 부진에 대해 "작년 홈런왕 아닌가. 내가 조언할 입장은 아니다. 단지 힘내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홈런왕에 오르며 비로소 타격에 눈을 뜬 최형우에게 조언보다는 옆에서 지켜보며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시즌 중 한 번쯤 찾아오는 슬럼프이고, 그게 조금 빨리 최형우게 왔다는 게 이승엽의 판단이다.
그는 "형우 부진에 대해 걱정하는 건 없다. 형우가 지금 안 좋지만 내가 안 좋을 때에는 또 형우가 잘해줄 것이다. 서로 돕는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역시 지금의 타격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없다. 그의 페이스가 처질 때에는 또 최형우가 팀 타선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부진 속에서도 최형우는 개막 12경기 동안 4번타자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지난 22일 청주 한화전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 안타를 하나 터뜨렸다. 류중일 감독은 "승엽이가 홈런 쳤지만 형우가 안타를 친 게 굉장히 기분 좋다"고 했다. 4번타자 기 살려주기. 이승엽도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최형우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최형우까지 살아나면 비로소 최강 삼성의 진면목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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