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꼭 여럿이 놀러가야 하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4.24 15: 25

MBC 장수 토크쇼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가 1인 토크쇼를 표방하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밀려 고전 중이다.
지난 23일 방송된 ‘놀러와’는 3.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10.5%로 월요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한 ‘힐링캠프’의 반타작 수준에 그쳤다.
‘놀러와’의 침체는 ‘세시봉’ 열풍을 이끄는데 원동력이었던 기획력과 섭외력이 실종됐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무릎을 치게 했던 참신한 기획력이 이제는 게스트가 출연할 때마다 짜맞추기로 느껴질 정도로 힘을 잃었다.

‘놀러와’의 짜맞추기 기획은 지난 2일 방송에서 여실히 느껴졌다. 1990년대 인기 여자 가수 강수지, 원미연, 조갑경, 신효범과 2012년 인기 여자 가수 미쓰에이 수지, 씨스타 효린-보라, 포미닛 소현이 출연했던 이날 방송은 선배 가수들의 ‘왕년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막판에 수지가 선배 가수들의 우정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린 것 외에는 후배 가수들은 방송 내내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하면서 방청객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천상의 목소리’ 특집 역시 유리상자, 스윗소로우, 노을 등 가수들을 출연시켰지만 시종일관 식상한 질문과 구성으로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그동안 MC 유재석과 김원희가 공통점을 가진 게스트의 대화에 공감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줬다면, 이제는 억지로 대화를 짜맞추는 듯한 MC들의 노력이 안타까울 뿐이다. 더욱이 ‘놀러와’의 침체가 ‘국민 MC’ 유재석의 인기와 연관시키는 일부의 시선들이 ‘놀러와’와 유재석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현재 ‘놀러와’는 MBC 대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주요 제작진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동시간대 방송되는 ‘힐링캠프’가 올해에만 최민식, 빅뱅, 차인표, 이효리 등 대형스타들을 잇따라 출연시키면서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놀러와’ 역시 이 같은 스타들을 출연시킬 수 있는 인기 토크쇼이지만 한 스타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힐링캠프’에 비해 힘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힐링캠프’, KBS 2TV ‘승승장구’ 등 1인 토크쇼가 대세인 지금, ‘놀러와’에 꼭 다수의 게스트가 필요한 것인지, 왜 굳이 함께 놀러가야 하는지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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