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자기 자신을 탓하라".
KIA 윤석민(26)과 한화 류현진(25)은 올 시즌 초반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윤석민은 2경기에서 17이닝을 던지는 동안 2점, 류현진은 3경기에서 23이닝을 던졌지만 2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윤석민은 1승을 챙겼지만 류현진은 아예 승리가 없다. 에이스들의 불운을 바라보는 선동렬 감독의 생각은 어떠할까.
24일 광주 한화전을 앞둔 선동렬 감독은 "석민이나 현진이나 요즘 운이 많이 안 따르고 있다. 본인이 던질 때마다 타선 도움을 못받으면 운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그럴수록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야 한다. 왜 내가 던질 때만 타선이 안 터지고, 수비 실책이 나오냐고 생각하면 다음 경기까지 지장이 갈 수 있다. 남을 탓하기보다 나 자신을 탓하며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현역 시절을 떠올리며 "나도 1-0으로 이긴 경기보다 0-1로 진 경기가 더 많았다. 그렇게 지면 아쉬움도 많지만 어떻게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다음 경기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나서야 한다. 안 좋은 것을 빨리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해야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선 감독은 윤석민을 따로 불러 이에 대한 이야기도 건넸다. 선 감독은 "그래도 네가 무실점으로 막아주니까 팀이 이길 수 있었다. 네가 1점 줬으면 팀도 졌을 것"이라는 말로 윤석민에게 용기를 북돋아줬다. 윤석민은 지난 11일 광주 삼성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 타선이 한 점도 얻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KIA는 9회말 김원섭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올 시즌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53으로 호투하고 있는 윤석민에 대해 선 감독은 "지금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좋다. 더 이상 잘 던지는 건 어렵다"며 극찬한 뒤 "시범경기에서 안 좋았을 때에는 다리가 오픈돼 어깨보다 팔꿈치가 먼저 내려왔다. 공을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옆으로 던졌지만 지금은 어깨와 팔꿈치가 수평으로 이뤄져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지금보다 잘 던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말로 에이스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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