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사도스키, 승 챙겨주려 두 번까지는 참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24 18: 26

"승리 한 번 챙겨주려 했는데 참 그게 쉽지 않네".
롯데 양승호(52) 감독이 이번 달 사도스키에 바란 건 한국무대 첫 4월 승리다. 2010년부터 한국에서 뛴 사도스키는 3년 동안 4월 승리가 단 한 차례도 없다. 2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둔 양 감독은 시즌 초반 부진이 징크스가 돼 버린 사도스키를 바라보며 "4월 1승만 하길 바랐는데 그게 참 힘들다"며 입맛을 다셨다.
사도스키는 지난 20일 광주 KIA전에서 최악의 피칭을 했다. 4⅓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무려 9개나 남발하며 5피안타 5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사도스키가 마운드에 있는동안 6점의 득점 지원을 해 줬다. 양 감독은 "승리를 챙겨주려고 교체하고픈 마음을 꾹 참았다. 그런데 결국 안 되겠더라"면서 아쉬워했다.

당시 사도스키는 제구에 애를 먹으며 마운드에서 본인이 흥분을 한 모습이었다. 사도스키를 달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간 양 감독은 "4점 먹을 때 까지는 안 뺀다. 그냥 너 마음 내키는 대로 던져라"라는 말을 약간의 속어를 섞어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통역 업무를 맡고 있는 박준혁 대리에게 "내 말 토시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그대로 통역해서 전해줘라"라는 엄명(?)까지 내렸다고 한다.
말 그대로 마운드에서 어떻게 던져도 좋으니 편한 마음으로 사도스키가 던졌으면 하는 게 양 감독의 마음이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여유가 있기에 주축 투수의 감각을 빨리 살리기 위한 방책이기도 했다. 양 감독은 "사도스키를 바꾸고 싶은 마음을 두 번 참았다. 만약 시즌 후반이었으면 오래 두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도스키는 원투펀치를 해 줄 선수라 최대한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양 감독의 말을 어떻게 통역 했는가다. 박준혁 대리는 "(한국어를 잘 하는)사도스키도 그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아마 모를 것"이라며 "그냥 '감독님이 믿고 있다. 타자가 점수도 벌어 줬으니 몇 점을 주던지 신경쓰지 말고 마음 편히 던져라'라고 전해줬다"고 밝혔다.
결국 그날 사도스키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무대 4월 첫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도스키의 시즌 성적은 3경기 등판 13⅓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75가 됐다. 사도스키는 본인이 승리를 챙기지 못했음에도 자신이 등판한 세 경기에서 결국 팀이 한 번도 패하지 않아서(2승 1무)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박 대리는 "보통 용병 선수는 개인 성적에만 집착한다. 그렇지만 사도스키는 이제 거의 한국 선수다. 팀 성적을 우선으로 하고 팀원들에 조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본인도 지금은 경기 결과보다는 투구 감각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원래 경기를 치르면서 감각이 올라오는 스타일인 만큼 본인도 조급해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발 로테이션상 사도스키는 주말 LG와의 3연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사도스키가 과연 4월 첫 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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