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 대장'도 불붙은 롯데 타선을 넘지 못했다.
롯데는 24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0-2로 뒤진 9회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두들기는 괴력을 선보이며 6-2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쇼를 선보였다.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삼성은 주말 청주 원정에서 한화에 2연승을 거두며 반등할 준비를 마쳤다. 선두 롯데를 맞아 선발 윤성환이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불펜도 8회까지 완벽하게 타선을 막았다. 그 사이 삼성 타선은 2점을 뽑아 승리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바로 9회에는 오승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승환은 데뷔 이후 최악의 피칭으로 기어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9회 선두타자 전준우에 볼카운트 투나싱에서 한 가운데 직구를 집어넣다 홈런을 통타당하고 말았다. 구속은 148km였으나 가운데 몰린 공은 여지없이 전준우의 방망이에 걸렸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 110m까지 날아갔다.
갑작스런 홈런에도 오승환에 대한 믿음은 변함 없었으나 그것이 악몽의 서곡이었다. 이후 오승환은 안타 3개와 볼넷 2개(고의4구 1개)를 무더기로 허용하고 말았다. 홍성흔에 우전안타를 허용하고 박종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고,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한 숨 돌리나 싶었다. 여기서 손아섭을 거르고 황재균을 택했고,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결국 오승환은 김주찬에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은 뒤 4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뒤이어 올라온 안지만이 조성환에 적시타를 또 허용하며 오승환의 실점은 '6'으로 늘어났다. 한 경기 6실점은 오승환의 프로데뷔 후 최악의 기록이다. 참고로 종전 오승환의 최다실점 기록은 2006년 5월 17일 대구 두산전 5실점이었다.
이날 오승환은 블론 세이브에 이은 패배로 달갑지 않은 간만의 기록에 울어야 했다. 일단 블론 세이브는 2011년 5월 20일 대구 두산전 이후 340일 만이다. 또한 피홈런 기록도 같은 날 두산 손시헌에 허용한 이후 340일 만에 전준우에게 내줬다. 패배 기록은 더 과거로 거슬러간다. 2009년 7월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오승환은 패전을 한 이후 무려 1013일 만에 패전을 맛봤다.
'안 풀리는 집안' 삼성은 시즌 초반 믿었던 오승환의 블론 세이브에 다시 흔들리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류중일 감독의 "아쉬운 역전패다. 오늘 경기 빨리 잊어버리도록 하겠다"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흔들린 오승환과 삼성호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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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